뉴욕증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이 작용한데다 금융권의 추가 손실 우려가 증폭돼 급락했다.
20일(미국시간)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89.60P(3.56%) 하락한 7,841.73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7.21P(4.28%) 밀린 832.39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대비 64.86P(3.88%) 내린 1,608.21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BOA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상각 규모가 급증하는 등 신용 손실이 증가한 것으로 나오자 금융권의 추가 손실 우려가 증폭돼 급락했다.
또 지난 6주간 랠리를 이어온 데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BOA의 1.4분기 순익은 42억5천만달러(주당 44센트)를 나타내 전년 동기의 12억1천만달러(주당 23센트) 순익을 3배 이상 상회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6억1천500만달러(주당 4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BOA의 상각 규모는 전년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69억4천만달러를 나타냈고, 대손충당금 규모는 전 분기보다 57% 급증한 134억달러를 기록했다.
BOA의 실적은 신용 손실이 확대됐음에도 특수 요인이 작용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건설은행 지분을 매각한 데 따른 19억달러의 세전이익과 메릴린치 인수에 따른 37억달러의 이익이 특수 요인에 포함된다.
BOA의 순익 규모가 늘었지만 신용 손실은 확대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씨티그룹 등 호전된 실적을 발표한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람스덴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씨티그룹의 신용손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해 금융권의 신용 손실 우려를 부추겼다.
보고서는 씨티그룹이 지난주 발표한 1.4분기 실적에는 ‘실질을 은폐하는(muddied the waters)’ 일회성 항목들이 여러 개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씨티그룹이 1.4분기에 ‘분식’에 가까운 회계처리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씨티그룹은 자사 채권을 재매입하지 않았음에도 재매입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발행 채권의 기존 가격과 떨어진 시장 가격의 차이를 이익으로 계산해 27억달러의 이익을 얻었다고 IHT는 전했다.
이날 BOA의 주가는 2.58달러(24.34%) 떨어진 8.02달러에 거래됐고, 씨티그룹은 0.71달러(19.45%) 밀린 2.94달러에 마감됐다.
이외에도 유가 하락과 산업 철강가격의 하락으로 US 스틸과 엑손 모빌 등 원자재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익일 만기인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4.45달러(8.8%) 급락한 45.88달러에 마감됐다.
반면, 오라클은 IBM과의 인수합병에 실패한 썬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달러에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오라클의 주가는 1% 하락한 반면, 썬마이크로의 주가는 36%넘게 폭등했다.
■ 철저히 테마주에만 집중하는 매매를 펼친다!
현재 국내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해 겁을 먹지 않았었다. 시장이 지속적 반등을 보여주자 경기침체에 두려워하던 것을 망각한 채 강한 상승만을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미네르바가 지수 500p 간다고 할 때 그에 맞장구 치던 분위기에서 어느덧 강세장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과연 현재 시장에 대해 강세장을 외칠 만큼 경기가 돌아선 것인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항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현재의 시장은 절대 강세장이 아니다. 잊고 있는 부분이겠지만, 유동성 함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과거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10년의 근본적 이유는 유동성 함정이었다. 즉,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중심으로 한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 공급으로 경기를 살려보려 했으나, 이에 실패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 때와 다르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들은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월급마저도 줄이고 있는 판국이다.
이에 가계소득은 감소하고 소비는 위축되고, 유동성 공급을 해준들 은행에서는 스스로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중소기업 및 서민들에게는 장벽을 더더욱 높게만 쌓고 있다.
또한 공급되는 유동성도 부채탕감에 쓰일 뿐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즉, 경기회복을 부르짖을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장은 반등이 나온들 제한적일 것이며, 당분간은 중대형주가 아닌 중소형 테마주들에 매기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겠다.
예를 들어 나로우주센터의 준공과 하반기에 위성발사에 대해 예정되어 있어 명분을 확보하고 있는 우주항공테마 등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처럼 시장은 강세장으로 전환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적 메리트가 떨어져있는 장세이니만큼, 차분하게 위험관리에 주력하면서 중소형 테마주를 통한 매매에 주력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 기사제공: 증권방송 하이리치(www.hirich.co.kr) 애널리스트 박영수 (필명 초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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