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재상장, 코인원 명분보다 ‘실리’ 택했다...'단독 결정'에 흔들리는 닥사

입력 2023-02-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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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 16일 기습 “위믹스 재상장” 발표
닥사 포함 업비트·빗썸·코빗 4개 거래소 모두 몰라
상장 폐지 71일만에 재상장…흔들리는 닥사 ‘자율규제’
위믹스 시세 55% 급등·위메이드 주가 상한가

(사진제공=코인원)
(사진제공=코인원)

코인원이 16일 위믹스의 원화 거래를 재개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닥사)가 거래를 종료한 이후 2달 만이다. 닥사 및 타 거래소와 논의되지 않은 기습 상장에 업계는 당황했고, 자율 규제를 강조하던 닥사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코인원은 16일 오전 9시 30분경 이날부터 위믹스 거래 지원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코인원 측은 공지를 통해 “거래 지원시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되었음을 확인했다”면서 상장 이유를 밝혔다.

이번 상장은 닥사 및 다른 거래소와 논의되지 않은 코인원의 단독 결정으로 확인됐다. 닥사는 물론, 지난해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에 함께했던 업비트·빗썸·코빗 모두 상장 여부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닥사 관계자는 “상장 여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거래소 모두 향후 위믹스 거래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업비트 관계자는 “거래지원 최종 결정은 각 거래소에게 있다”라며 “재상장 관련해서는 코멘트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재상장 관련해서 아직까지 얘기 나오는 것은 없다”라며 “상장 관련해서는 관련 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알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코빗 관계자는 “아직은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고 밝혔다.

크립토 윈터 속에 시장 질서 보다는 ‘실리’

▲16일 오전 코인원의 위믹스 거래 지원 재개 소식에 위믹스 시세가 급등했다. (출처=코인마켓캡 캡처)
▲16일 오전 코인원의 위믹스 거래 지원 재개 소식에 위믹스 시세가 급등했다. (출처=코인마켓캡 캡처)

코인원의 이번 상장은 시장 질서 명분보다는 거래량 증가라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크립토 윈터로 실질적으로 수익을 많이 얻지 못했기 때문에 돌파구 중 하나로 위믹스를 상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인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영업 적자로 고민이 깊었다. 카카오와 원화 계좌 계약을 체결한 이후 신규 회원이 늘긴했지만, 시장 침체로 뚜렷하게 거래량이 증가하진 못했다. 코인원의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연간 관계기업투자수익은 110억 원으로 전년 관계기업투자수익인 494억 원에 비해 76%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으로 닥사가 강조하던 자율규제 명분이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닥사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며 무용론까지 제기된다. 또 법적 권한이 없는 ‘협의체’의 한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닥사가 상장 폐지를 결정할 당시부터 꾸준히 문제제기 됐던 부분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의 재상장 조치를 닥사 결정에 반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재상장을 했다는 것은 협의체 내에서 패널티 같은 것들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반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위믹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당시 결정문에도 ‘(닥사는) 협의체에 불과할 뿐, 닥사 회원사가 그 결정에 기속되거나 닥사 결정을 회원사들에게 강제할 아무런 권한이나 방법이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가상자산 전문 로펌 디센트 법률사무소의 진현수 변호사는 “(코인원의 결정이) 법원의 판단을 뒤집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상장, 상장폐지, 재상장 여부는 거래소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고, 위믹스 가처분 판결에서도 충분히 소명이 되면 재상장될 수 있다는 부분이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자율 규제·시장질서 흔들…위믹스 가격은 '급등'

▲위메이드 사옥 전경 (사진=위메이드)
▲위메이드 사옥 전경 (사진=위메이드)

황석진 동국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긴 하나, 유통량 위반은 상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고 일정 요건을 채웠다고 해서 그 과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혼란스럽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 다시 상장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시장 질서를 흔드는 것”이라고 평했다.

황석진 교수는 이어 “닥사가 하나의 의결기구 아니면 협의기구 이런 식으로 비쳐질 뿐 강제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향후에라도 제2, 제3의 위믹스 같은 코인이 또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위믹스 상장 소식에 위믹스 시세와 위메이드 주식은 급등했다. 이날 오후 4시 10분 코인마켓캡에서 위믹스 시세는 2557원으로 전날대비 54.56%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대비 29.86% 오른 5만4800원에 마감했다.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도 거래제한선인 3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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