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구 박사, ‘사망설’ 돌았던 사연…“채식 소개하니 협박 날아와, 한국 떠났다”

입력 2023-02-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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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N ‘특종세상’)
▲(출처=MBN ‘특종세상’)

‘엔도르핀 박사’로 잘 알려진 이상구 박사가 건강한 근황을 전했다.

16일 방송된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특종세상’에서는 사망설까지 거론됐던 이상구가 산골 살이 중인 사연이 그려졌다.

앞서 이상구는 1988년 엔도르핀이라는 용어와 함께 채식 식단을 소개하며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춰 사망설까지 돌았다.

이날 이상구는 건강한 모습으로 강원도 설악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작진이 사망설을 언급하자, 이상구는 “저도 인터넷에서 보니까 제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더라”며 “옛날에 하도 몸이 약해서 TV에 나올 때 ‘뭐 오래 살겠나?’ (해서 그런가 보다). 그런 사람이 더 건강해져서, 아주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80세의 나이에도 가방에 15㎏ 상당의 돌을 담고 산을 올랐다. 매일 1시간씩 산행을 해온 지 어느덧 10년째였다.

이상구는 11년 전 산 아래 오래된 리조트를 사서 19세 연하의 아내 이은숙 씨와 운영하고 있었다. 몇 해 전부터는 살던 아파트도 정리하고 리조트에서 살고 있다고. 종종 건강 강의를 진행한다는 그는 여전히 채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상구는 1980년대 대중에게 생소했던 채식을 권하면서 주목받았고, 그로 인해 봉변도 당했다. 그는 “그 당시 한국 사람들은 채식을 아주 형편없는 식사로 간주했다”며 “‘고기가 없어서 못 먹는 판에 무슨 채소를 먹으라는 거냐’고 비난받았다. 그런데 내가 설득력이 있었고,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였다. 그다음부터는 사람들이 고기를 안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 여의도 축산업자들이 모여서 데모도 하고 난리가 났다. 방송사를 때려 부수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로 이상구의 채식 강의로 전국 고기 소비량이 감소하고, 한우·삼겹살 가격도 급락하면서 축산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출처=MBN ‘특종세상’)
▲(출처=MBN ‘특종세상’)

이상구는 “저한테도 ‘죽을 줄 알라’는 등 협박이 날아왔다”며 “참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놈의 나라, 난 다신 안 와’ 그러면서 떠났다. 그때는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상구는 미국으로 떠나 연구에 매진했고, 가정에 소홀해지며 아내와 이혼했다. 그는 “매일 공부하는 남편이 무슨 재미가 있겠나. (당시 나는) 가족이, 특히 아내가 같이 살기 힘든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강연을 하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아내 이은숙 씨는 “내가 이혼하고 두 번째 결혼이다. 남편도 그렇다. 당시 ‘내게 왜 이런 상황이 생겼을까’ 우울증이 심했다”며 “이걸 가족이 눈치채고 남편이 하던 프로그램에 나를 보낸 것”이라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상구는 “내 생활 자체가 일반적인 생활이 아니었다. 각 나라에서 와서 강의해달라고 해 일주일마다 국제선을 타고 강의하러 다녔다”며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생활도 감당해낼 수 있는 특성을 가졌더라. 그래서 ‘이 사람 외에는 없다. 이 사람밖에 없다’”고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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