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초순수 시운전 한창…‘반도체 생명수’ 2025년에 '콸콸' [초순수 국산화 첫발]

입력 2023-02-22 05:00 수정 2023-02-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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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SK실트론 2공장’ 가보니

17일 SK실트론 ‘초순수 실증 플랜트’ 방문
2400톤 생산 목표…4층 건물 24시간 가동 中
외산 대체할 핵심 3종 장비 국산화 추진 속도
국산 초순수 검증ㆍ확대 위한 플랫폼 필요성↑

▲17일 오전 방문한 경북 구미 SK실트론 2공장 정문. (사진제공=SK실트론)
▲17일 오전 방문한 경북 구미 SK실트론 2공장 정문. (사진제공=SK실트론)

17일 오전 김천구미역에서 고속도로를 32km가량 달리자 ‘SK실트론 2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경상북도 구미에 있는 3개의 SK실트론 공장 가운데 하나인 2공장에는 ‘초순수 실증 플랜트’가 자리 잡고 있다.

2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공장’임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은 건물 하나가 우뚝 솟아있었다. 금요일 오전에도 공장은 분주했다.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이 24시간 돌아가는 만큼 실증 플랜트 역시 4조 2교대로 24시간 가동 중이었다.

이 실증 플랜트는 SK실트론과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부 등 산ㆍ학ㆍ연ㆍ관 협의체와 함께 반도체에 쓰이는 초순수의 국산화를 위해 지어졌다.

▲SK실트론 2공장에 위치한 초순수 실증 플랜트 외관.  (사진제공=SK실트론)
▲SK실트론 2공장에 위치한 초순수 실증 플랜트 외관. (사진제공=SK실트론)

SK실트론 2공장은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의 여러 평가 과정을 거쳐 실증 플랜트 구축에 적합지로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총 2단계로 이뤄진 ‘초순수 국산화 국책 과제’ 중 1단계는 초순수 설계ㆍ시공ㆍ운영ㆍ장비(기자재)의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 이곳 실증 플랜트에서만 총 2400톤(t) 규모의 초순수를 생산하는데 현재는 그 절반인 1200톤을 생산하는 1라인을 구축해 시운전 중이다.

1라인에 사용된 핵심 장비 및 기자재는 외산 장비가 활용됐다. 1라인에서 생산되는 초순수는 품질 검증을 마친 뒤 올해 2분기에 SK실트론에 공급될 예정이다. 또 2025년까지 외산이 아닌 국산화된 핵심 장비를 설치한 2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실트론 관계자는 “현재 기존 외산 장비를 사용한 1차 라인은 완성이 된 상태로 2차 라인에 사용될 국산화 장비는 올해 테스트를 거쳐 개발될 예정”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외산 제품 대신 국산 제품을 적용해 똑같이 그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산화의 이점에 대해 “단가가 저렴해질 수 있고 (무역 분쟁 등으로 인한) 딜리버리 이슈에도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또 해외로부터 기술 의존도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1층에 마련된 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실증 플랜트 계통도.  (사진제공=SK실트론)
▲1층에 마련된 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실증 플랜트 계통도. (사진제공=SK실트론)

이날 찾은 실증 플랜트는 총 4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층마다 역할과 과정에 차이가 있다. 크게 △전처리 공정(외부) △순수 제조 공정(메이크업) △초순수 제조 공정(폴리싱) 등 세 단계로 나뉜다. 3층까지가 메이크업 공정이라면 4층은 폴리싱 공정이다.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 수많은 펌프들이 연결돼 있었는데, 이를 통해 들어오는 공업용수가 1층 탱크ㆍ펌프로 들어가면 2층, 3층, 4층을 거쳐 순도를 높이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번 초순수 국산화 계획의 핵심은 2025년까지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기술 등 전반과 폴리싱 공정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국산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핵심 장비는 △총유기탄소(TOC) 자외선 산화(유기물 제거) △초순수 이온교환수지(금속이온제거) △탈기막(용존산소 제거)이다.

▲4층에 외산 장비가 설치된 1라인(왼쪽), 국산화 장비 설치 예정인 2라인(오른쪽) 모습. (사진제공=SK실트론)
▲4층에 외산 장비가 설치된 1라인(왼쪽), 국산화 장비 설치 예정인 2라인(오른쪽) 모습. (사진제공=SK실트론)

탱크와 펌프가 설치된 1층, RO(역삼투압)ㆍUF(한외여과필터) 등의 설비가 있는 2층을 지나자 3층에는 CEDI(전기 탈이온) 등의 설비와 함께 실증 플랜트 전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중앙제어실이 위치했다.

끝으로 4층 한쪽 편에는 탈기막 등 외산 장비들이 설치돼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았다. 향후 국산화된 기자재가 외부에서 성능평가를 마친 뒤 검증이 되면 이곳에 설치해 2라인을 구축하고 나머지 1200톤의 생산을 맡는다는 설명이다.

권병수 한국수자원공사 SK실트론초순수운영팀장은 “화력 발전소에서도 순수(純水)를 쓰는데 외부에서 국산화 기자재를 만들고 이 화력 발전소 쪽에서 평가한다”며 “그 후 제품이 완성도 있다고 평가 결과가 나오면 올해 말에 설치해 나머지 1200톤을 생산할 2라인을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실증 플랜트 3층에서 CEDI(전기 탈이온)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실트론)
▲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이 실증 플랜트 3층에서 CEDI(전기 탈이온)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실트론)

권 팀장은 “한성크린텍은 설계, 시공을 맡고 정수장 운영 경험이 있는 수자원공사가 플랜트 운영을 담당한다”며 “국내 초순수 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인 노무라, 쿠리타 등이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모두 하는 토탈 솔루션 기업들이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전부 다 하긴 어려워 역할을 분담했다”고 밝혔다.

SK실트론 관계자는 “3공장에도 캐파(생산능력) 제고를 위해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새로운 공장(생산동)을 만들고 있다. 그 동에 공급될 초순수의 생산 플랜트를 한성크린텍이 만들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 SK실트론 3공장 전경. (사진제공=SK실트론)
▲경북 구미 SK실트론 3공장 전경. (사진제공=SK실트론)

초순수 국산화 실증 플랜트 1단계 계획이 마무리되는 2025년 이후 해당 플랜트는 SK실트론으로 귀속된다. SK실트론이 기술 이전료를 지불하고 공급 시설로 전환되면 이곳에서 초순수 품질 평가 등은 어려워진다. 이에 업계에선 2025년 이후에도 국산화를 위한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정책ㆍ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초순수 국산화 국책 과제’ 2단계로 2030년까지 초순수 수질분석, 기술개발, 실증ㆍ검증 및 교육시설 등이 집적화된 플랫폼 센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국산화된 초순수를 고객사들의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도록 신뢰성 있는 검증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 팀장은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노무라, 쿠리타 등에 발주를 대부분 맡기고 있는데 국산화 성공 이후에도 국산화 검증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며 “플랫폼 센터를 통해 모든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초순수와 관련된 교육과 검증에도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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