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는 커피숍 어때?” 디카페인 커피 대세 됐다

입력 2023-03-12 17:00 수정 2023-03-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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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디야)
(사진제공=이디야)

30대 직장인 A씨가 속한 부서는 한 달에 1번 갖는다. 1차는 고깃집이나 횟집 등에서 끼니를 겸한 뒤 2차는 커피숍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식이다. A 씨는 불면증이 있지만, 문제없다. 최근에는 디카페인 커피 종류가 많아지며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늘면서 커피 업계가 너도나도 디카페인 커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원두 수입량은 6933톤으로 직전년(4755톤)보다 45.8% 늘었다. 연간 기준 디카페인 원두 수입량이 6000톤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액은 7192만 달러로 직전년 4638만 달러보다 55.1% 뛰었다.

디카페인의 성장세는 일반 커피를 뛰어넘는다. 지난해 카페인을 제거하지 않은 커피 원두 수입량(19만5375톤) 증감률은 8.5%로 디카페인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커피 원두 가격 오름세에 따라 카페인 함유 커피 원두 수입액은 지난해 12억3250만 달러로 전년(8억6940만 달러)보다 41.8% 올랐다.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 커피에서 카페인 함량을 95~99% 제거한 것으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는 약 67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매년 6% 이상 증가하며 디카페인 커피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건강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임산부나 청소년에서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일반 소비자까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커피 전문점 업체들은 관련 메뉴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 커피 전문점 중에서는 스타벅스가 2017년 디카페인 커피 메뉴를 처음 선보이며 물꼬를 텄고,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는 2020년 디카페인 커피 메뉴를 내놨다. 이어 메가커피와 할리스가 2021년부터 디카페인 커피를 팔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컴포즈커피도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를 출시했다.

올해도 커피전문점들은 디카페인 커피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직영점을 대상으로 디카페인 변경 서비스를 도입해 테스트에 나선 이디야는 1월 초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출시했다. 자체 디카페인 원두를 활용해 제공되는 음료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포함해 에스프레소 샷으로 제조할 수 있는 모든 음료가 해당한다. 이디야의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음료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12만 잔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기존 디카페인 콜드브루에 이어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출시 이후 이디야커피 디카페인 음료 전체 판매량은 전년보다 약 46% 증가했으며, 전체 디카페인 음료 주문 중 62%는 오후 2시 이후 주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디야 관계자는 “늦은 시간 카페인 부담 없이 커피를 즐기고 싶은 고객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발맞춰 고객 선택권을 넓힌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메가MGC커피)
(사진제공=메가MGC커피)

메가커피는 이달 초 기존 에스프레소 음료를 디카페인으로 전환한 메뉴 29종을 내놨다. 맛과 향 유지를 위해 국내 로스팅 프리미엄 디카페인 원두를 사용했으며 샷 추출 방식으로 추출 및 제조해 더치커피나 콜드브루보다 카페인 함량을 낮췄다. 파리바게뜨도 최근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더한 ‘아샷추’를 출시하며 디카페인 버전을 선보였다.

RTD(ready to drink·즉석 음용) 커피 제조사들도 디카페인에 공들이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2021년 디카페인 커피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취급 제품 수는 60여 개로 확대됐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콘트라베이스 디카페인 블랙을 내놓고 디카페인 RTD 시장에 뛰어들었고, 같은 해 코카콜라의 조지아는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 등을 출시했다.

캡슐커피도 디카페인 열풍이다. 동서식품이 연초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하며 디카페인 라입업을 선보였고, 드롭탑은 최근 홈 카페용 ‘925 캡슐커피 디카페인’을 출시했다. 할리스도 이달 초 브라질산 원두와 콜롬비아산 원두를 블렌딩한 캡슐커피 디카페인 블렌드를 내놨다. 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늦은 밤에도 커피점 방문 고객이 늘며, 디카페인 커피 주문이 크게 늘었다”면서 “캡슐커피나 스틱커피도 디카페인이 대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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