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고객예탁금으로 4년간 1조8705억 수익

입력 2023-02-2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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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숙 의원 “고객 돈으로 위험부담 없이 수익…이익배분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자료=양정숙 의원실)
(자료=양정숙 의원실)

국내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간 1조8000억 원이 넘는 소득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 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4조 1항과 2항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해야 한다. 증권금융은 이 예탁금을 투자한 후 그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증권사 고객 예탁금 규모는 2019년 26조6500억 원에서 2020년 48조1556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이어 2021년에는 68조1898억 원으로 2019년에 비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에는 59조7299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었다. 예탁금 규모는 4년간 총 202조7253억 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률은 기준금리+알파 수준으로 결정되는데 4년 동안 최고 수익률은 1.94%, 최저 수익률은 0.80%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2019년 4513억 원에서 2020년에는 4410억 원으로 조금 줄었고, 2021년에는 예탁금 규모가 급등했지만 기준금리가 낮아 5012억 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2022년에는 1조735억 원의 이익을 거두는 등 4년 동안 총 2조4670억 원을 벌어들였다.

(자료=양정숙 의원실)
(자료=양정숙 의원실)

반면, 증권사들이 4년 동안 고객에게 지급한 금액은 2019년 1739억 원, 2020년에는 1235억 원으로 줄었고 2021년 1020억 원으로 더 줄었다. 지급이율이 조금 높아진 2022년도에는 1970억 원을 지급해 4년 동안 총 5965억 원을 지급했다.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는 개인별 예탁금 금액과 당해연도 금리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양정숙 의원실은 증권사들이 챙긴 수익률이 최저 0.8%에서 최고 1.94%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객에게 수익금을 되돌려 주는 비율은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겨 놓은 예탁금으로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 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였고, 수십 년간 이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동안 누적 수익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이익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거둔 2017~2021년까지 5개년도 영업이익은 38조3868억 원에 달하고, 2022년에도 3분기 누적 5조6385억 원의 이익을 더해 총 44조254억 원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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