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000억 뿌리는데 서버관리자는 2명…소상공인 정책자금 예견된 ‘먹통’

입력 2023-02-20 16:17 수정 2023-02-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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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중소 외주업체 맡기고 실질 관리자 2명…연간 2억원 지급
1ㆍ2회차 모두 사이트 오류…5만명 서버에 8만 명 이상 트래픽 발생
서버 추가 보강 안 한 중기부…“3회차 신청도 오류 발생할 것”

저신용 소상공인(신용평점 744점 이하)에게 연 2% 고정금리로 최대 30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정책자금(직접대출·직대) 접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신청 사이트에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당장 지난달 16일 진행된 1회차 접수에선 8시간가량 접속오류가 발생했고, 20일 2회차 접수에서도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났다. 3회 간 총 8000억 원 규모로 대출이 진행되지만 접수 신청을 받는 홈페이지의 서버관리자는 단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청 누리집’은 중소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A사가 위탁 관리하고 있었다. 소진공은 A사에게 하드웨어, 상용소프트웨어 관리 등 연간 2억 원의 비용을 지급했다. 서버는 A사의 인프라 엔지니어 1명과, 데이터베이스(DB) 엔지니어 1명 총 2명이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다. 소진공 내부에선 2명의 직원이 실질적인 관리가 아닌 모니터링만 진행하고 있었다.

적은 예산과 턱없이 부족한 관리 인원은 사이트 접속 오류를 이끌었다. 4000억 원의 자금이 집행되는 1회차는 신청·접수과정에서 초기 혼잡을 방지하고 홀짝제를 진행했음에도 오전 8시부터 약 8시간가량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했다. 홀짝제 진행되지 않은 2회차에선 각 신청단계마다 접속 오류가 일어났다. 2000억 원의 예산은 13분 만에 마감됐고 사이트 오류로 인해 신청을 하지 못한 사례들이 속출했다.

▲20일 진행된 소상공인·전통시장 자금 2차 접수 관련 사이트에 오류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일 진행된 소상공인·전통시장 자금 2차 접수 관련 사이트에 오류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사이트 접속조차 못 하고 뒤늦게 예산이 소진된 사실을 들었다”며 “새벽 내내 잠도 못 자고 피시방에 와서 대기했는데 정말 허탈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박 모 씨도 “직대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자금을 신청했다고 뜨는 등 오류가 발생해 결국 신청하지 못했다”며 “희망고문 당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소진공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사이트 오류의 원인으로 사용자 대량 유입을 꼽았다. 해당 누리집 서버는 최대 5만 명의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게 구축됐지만 2회차 신청에 8만 명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몰린 것으로 소진공은 분석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서버는 5만 명이 수용가능하고, 7만 명이 넘어가면 접속이 느려지며 8만 명을 넘어가면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면서 “이번 사이트 오류는 8만 명 이상의 트래픽이 집중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담당 부처인 중기부는 오류가 발생했던 1회차 신청을 고려해 향후 신청에서 원활한 신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히려 홀짝제를 폐지하고 서버 관리에 예산·인력을 추가 투입하지 않아 오류를 자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내달 20일 진행되는 3회차 신청도 똑같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이트 오류 방지에 대한 중기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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