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제 대전망] “풀 수 있는 건 다 풀었다”…부동산 규제 완화에 시장 반등 ‘예열’

입력 2023-0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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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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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완화 온기가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을 녹이고 있다. 올해 초 정부는 전매제한과 무주택 요건 완화, 금융지원 등 대규모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1·3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극심한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사실상 부동산 규제를 몽땅 풀었다. 동시에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 재건축 규제도 대거 풀었다.

이에 화답하듯 전국 아파트값은 올해 대책 발표 이후 낙폭을 줄이고, 주요 지역의 매매가 반등도 포착됐다.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처럼 향후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시장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21일 본지 취재 결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개혁은 크게 부동산 거래 시장 정상화와 정비사업 정상화로 나눠볼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묶어놓은 거래와 관련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동시에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올해 초 대대적으로 발표한 1·3대책은 사실상 정부가 풀 수 있는 규제는 대부분 풀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의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고, 주택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 규제 기간을 대폭 줄었다. 전매제한은 수도권은 최대 3년(공공택지와 규제지역 3년, 과밀억제권 1년, 그 외 지역 6개월)으로 완화한다. 비수도권은 최대 1년으로 설정했다.

기존 수도권 기준 최대 10년(비수도권 4년)의 전매제한이 적용된 것과 비교하면 ‘반의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동시에 중도금대출 보증금 분양가 기준(기존 12억 원)을 폐지해 모든 분양주택에서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도 시장 활성화를 자극하고 있다. 재건축 3대 규제로 불리는 분양가상한제(분상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안전진단 규제를 걷어내려 한다. 재건축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문턱인 2차 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서울은 물론 1기 신도시와 지방 등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운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1·3대책은 발표 당시 시장 침체를 뒤집을 효과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지속된 시장 침체와 미분양 급증, 경기둔화 우려 등을 고려해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책 대거 나왔다”며 “주택공급 단계부터의 물량 적체를 줄이는 등 수요 진작과 전매규제로 막혀있는 주택거래 시장의 판로를 뚫어주는 대책 등이 마련됐다”고 했다.

규제 완화로 예열한 부동산시장…하반기 전망은?

올해 부동산시장은 금리 인상 행렬이 멈춘다는 전제로 이르면 하반기 저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로 사업 활성화는 유도할 수 있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아 거래 활성화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 저점은 결국 금리 인하 직전에서야 도달할 것으로 본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필수 조건으로 이때쯤 시장 저점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올해 서울과 수도권은 1~3%, 광역시와 지방은 3~5%대 하락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는 미국 금리 인상의 종료 여부와 시점을. 하반기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추가 부양책이 나오는 시점이 부동산 시장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경인여대 교수) 역시 “올해 4분기 부동산시장이 저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부동산은 100% 자기자본으로 마련하는 사람이 없는 만큼 결국 미국과 국내 금리 인하가 시작돼야 반등할 수 있다. 고금리 상황에선 매수심리가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 진정세와 거래량 반등 등 부동산 경기의 완연한 회복세가 시작되더라도 흐름이 이어질지는 물음표로 남았다. 김 소장은 “시장 내 급매, 급급매 매물이 빠지면, 호가가 오를 것인데 이 가격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은 규제 완화 영향으로 낙폭 확대를 멈추고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75% 내렸다. 서울은 0.61% 하락했다. 하지만, 3일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값은 4주 연속 낙폭 만회에 성공했다. 6일 잠깐 하락 폭을 키웠지만, 13일 기준으로 다시 낙폭을 줄였다.

부동산원은 “규제 완화 효과가 이어지면서 시장 내 급매물이 줄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종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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