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채도 양극화” 부동산 PF에 현대건설 ‘우뚝’

입력 2023-02-22 07:00 수정 2023-02-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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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건설사들도 신용등급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A급 이하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대건설(AA-, 안정적)은 1500억 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해 2년물에 1200억, 3년물에 2000억 원 주문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현재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현대건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04.8%, 8.5%로, 1분기 대비 14.2%포인트, 3.6%포인트 감소했다.

SK에코플랜트(A-, 안정적)와 HD현대(A0, 안정적)도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지난 15일 SK에코플랜트는 1000억 원 모집에 5080억 원의 자금이 몰렸고, HD현대는 500억 규모 수요예측에서 601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도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 HD현대 계열 건설사라는 그룹 계열 건설사라는 점이 투자수요를 모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만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A+), 태영건설(A), 한신공영(BBB+), 동부건설(BBB) 등 상당수 국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또는 전망을 잇달아 하향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은 감소하는데, 부동산 PF 우발채무 우려는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건설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는 중 최근 시장 수요가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이 완화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반면, 비우량 신용등급 건설사들은 여전히 위태로운 분위기다. 빠르게 증가하는 미분양 우려 뿐 아니라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 및 유동화증권 차환도 부담요인이다. 미분양은 분양주택 경쟁력을 약화시켜 건설사의 사업안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BBB급 건설사들은 회사채 1조3000억 원 중 올해 상반기 내 50000억 원의 만기가 몰려있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일수록 만기 구조가 단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채 부담은 단기차입금을 회사채와 장기차입금으로 대체해 만기구조를 장기화시켜 줄일 수 있다. 회사채를 새로 발행하는 식으로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은 발행 대신 자체 재무능력으로 단기 상환해야하는 돈이 늘어나면서 재무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개 건설사인 현대건설, GS건설, 태영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PF보증 중 미착공 비중은 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부동산 산업 전반의 경색보다는, 신용위험 수준에 따른 업체 간 발행여건 차별화 현상이 부각될 것”이라며 “상위 건설사부터 조달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중소형 건설사의 분양위험에 대한 노출도는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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