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아이 1명도 안 낳는다…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역대 최저

입력 2023-02-22 12:00 수정 2023-02-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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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인구 고령화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역대 최대…3년 연속 인구 자연감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여성 한 명이 평생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코로나19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사망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인구 자연증가는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서 지난해 출생아 수가 24만9000명으로 전년(26만600명)보다 1만500명(-4.4%) 줄었다고 밝혔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4.9명으로 1년 전보다 0.2명 감소했으며, 이 역시 1970년 이후 최저 기록이다.

특히,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0.81명)보다 0.03명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1.12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2020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으로, 합계출산율이 두 번째로 낮은 이탈리아는 1.24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4년(1.74명) 처음으로 1명대로 내려간 뒤 2000년대 들어서는 1.1∼1.3명대로 떨어졌다. 그 후 2018년에는 0.98명으로 1명 아래를 기록했고, 2019년 0.92명, 2020년 0.84명,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은 2020년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올해 합계출산율을 중위 시나리오에서 0.73명, 저위 시나리오에서 0.68명으로 전망했다.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이후 다시 증가해 2031년 1.00명, 2046년 1.21명 수준으로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은 세종(1.12명), 전남(0.97명), 강원(0.97명) 등의 순으로 높았고, 서울(0.59명), 부산(0.72명) 등의 순으로 낮았다. 대전(4.0%)을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세종의 합계출산율 감소 폭이 12.3%로 가장 컸고 울산(-9.8%), 충북(-8.2%) 등이 뒤를 이었다.

만혼 등의 영향으로 엄마들의 나이는 많아졌다.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2020년 기준 OECD 평균은 29.3세다.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30∼34세)이 73.5명으로 가장 높고, 30대 후반(35∼39세) 44.0명, 20대 후반(25∼29세) 24.0명, 40대 초반(40∼44세) 8.0명 등의 순이었다.

20대 후반의 출산율은 전년 대비 3.5명 감소했고, 30대 초반도 2.6명 줄었다. 반면,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은 각각 0.5명, 0.4명씩 출산율이 증가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p) 증가했다.

부부가 첫 아이를 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늦어졌다. 결혼 후 2년 안에 낳는 출생아의 비중은 31.5%로 전년보다 0.3%p 감소했다. 반면, 2~5년 안에 낳는 출생아의 비중은 41.0%, 5년 이상은 27.5%로 전년 대비 각각 0.1%p, 0.2%p씩 증가했다.

출생아 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혼인 건수도 지난해 19만1697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가 감소한 것은 아마 출생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출생아 수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는 37만2800명으로 5만5100명(17.4%) 늘어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한 영향이다. 조사망률(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은 7.3명으로, 전년보다 1.1명 증가했다. 월별 사망자 수 비중을 보면,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에 달했던 3월(12.0%)에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사망자 수는 3월(68.0%), 4월(46.3%)에 크게 증가했다. 연령별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80대(2만6400명·23.4%), 90세 이상(1만5300명·33.2%), 70대(7800명·11.3%) 등의 순으로 늘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12만3800명으로 2020년(-3만2600명) 첫 자연감소한 이후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1500명)은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많아 자연증가했다. 반면, 경북(-1만6500명)․부산(-1만3600명) 등 16개 시도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자연감소했다.

임 과장은 "자연증가 부분은 단기적으로는 코로나가 지금처럼 안정화가 된다면 작년보다는 아무래도 자연감소 폭이 줄어들 수는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고령화가 심화되고 출생아 수도 감소하기 때문에 자연감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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