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인 러시아펀드가 최근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미 러시아증시의 쓴 맛과 단 맛을 본 투자자들은 러시아펀드로의 투자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와 증시를 둘러싼 위험요인을 고려해 장기적, 분산투자 측면에서 러시아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고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증시는 특정산업구조의 편중성, 증권시장의 미성숙, 정부의 시의적절하지 않은 시장 대응 등이 장애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편중된 산업구조는 러시아증시의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증시에서 에너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4%를 차지하는데 지난해처럼 원유가격을 비롯한 상품가격이 급등할 경우 증시 및 펀드수익률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상품가격 하락시에는 안정 장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최정원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편중된 산업구조는 러시아 펀드 투자자에게 롤러코스트와 같은 느낌을 체험하게 하는 가장 주된 원인이며, 최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펀드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하는 불안감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주목할 만한 러시아펀드로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어주식 △JP모건러시아주식종류형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 등을 제시했다.
이들 펀드는 러시아펀드 가운데 설정액 500억원 이상,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3개월 성과 양호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게 현대증권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주식 1ClassA1'은 1개월과 3개월 각각 27%, 2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 1A'는 1개월 수익률 29.6%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A)'은 3개월 수익률이 35.7%에 달했다.
최 펀드애널리스트는 "러시아펀드는 투자기간에 따라 상이한 접근이 요구된다"며 "단기적으로는 내수 침체 등 위험요인 영향이 기회요인 영향을 넘어서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기회요인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최 펀드애널리스트는 "각국의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의 영향으로 인해 세계경제 회복이 가시화 돼, 원유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에너지 수출이 활성화 되면 러시아 증시는 상승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 증시는 높은 변동성이 수반되기 때문에, 러시아 펀드에 집중투자 하기 보다는 분산투자 측면에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