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 마이크로는 21일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전일 오라클로의 피인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썬 관계자들은 이를 예상한 듯 ‘모르쇠’로 일관해 인수에 대한 파장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썬 마이크로 김훈 상무는 “인수 관련 뉴스로 인해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인사말을 꺼냈지만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못했고 ‘질의 응답’시간에는 즉답을 회피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김 상무는 기자들의 개인적 질문공세에 “모든 문의사항은 마케팅 담당자를 통해 가능하다”며 민감하게 반응해 오라클과의 인수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야기 시켰다.
마케팅 담당자 역시 “오라클과 다른 사업 분야가 통합되는 것”이라며 “시너지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는 형식적 입장만 밝히고 최근 불거졌던 IBM 인수설이나 부진한 실적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얼버무렸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썬 마이크로가 IBM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서버시장에 오라클을 끌어드린데 대해 적당한 해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썬 마이크로와 IBM 인수설은 이달 중순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진되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볼 때 오라클과 인수합병 발표는 사전 물밑 작업이 충분히 진행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오는 7~8월 쯤 열리는 이사회 결정도 불투명한데다 오라클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입단속’을 해야 한다는 본사 지침도 한몫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IBM과 인수합병을 논의 하면서 오라클과 물밑접촉을 시도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특히 서버 업계가 오라클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