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반등 신호…서울 주요 단지, 저점 대비 ‘무더기’ 반등

입력 2023-02-22 15:07 수정 2023-02-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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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반등 신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집값 풍향계 역할 하는 강남 대단지를 중심으로 지난해 저점 대비 2억 원 이상 오른 실거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 매수심리 지수와 거래량도 동반 상승 중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분석 결과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형은 17일 21억45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8억7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75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이날 기준 같은 평형의 매물 호가는 최저 20억 원부터 시작한다. 지난달과 지난해 말 19억 원대 거래가 쏟아진 것과 비교하면 최저 1억 원가량 오른 것이 확인됐다.

송파구 내 또 다른 대표단지인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저점 대비 집값이 부쩍 올랐다. 이 단지 전용 59㎡형은 17일 15억9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타입 저점 대비 2억7500만 원 뛴 금액이다. 헬리오시티 전용 59㎡형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13~14억 원대 거래가 이어졌지만, 이달 들어선 15억 원대 거래만 성사되고 있다.

강동구 최대 규모인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은 전용 84㎡형이 지난 4일 16억 원에 거래됐다. 이 평형은 2021년 19억 원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13억 원대까지 급락했다. 4932가구 규모로 단지가 워낙 커 급매물 소화가 더딘 듯했지만, 최근 저점 대비 2억 원가량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단지 안에서도 위치나 층별로 호가 차이가 나지만, 급급매를 제외하곤 최근 들어 확실히 1억 원 이상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이렇듯 강남권 대단지 시세 반등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지별 거래량 증가도 눈에 띈다.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헬리오시티는 이날까지 36건 거래됐다. 지난해 총 76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거래량의 절반이 최근 두 달 내 발생한 것이다. 잠실엘스와 고덕그라시움도 지난해 각각 41건과 42건 거래됐지만, 올해 벌써 14건과 19건씩 손바뀜돼 거래 활성화를 체감할 수 있다.

강남발(發) 아파트 시장 반등은 서울 전체로 확산할 태세다. 이미 서울 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량은 1362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해 12월 거래량(41건)의 두 배 이상인 84건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87건에서 139건으로, 강동구는 46건에서 121건으로 급증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 엘스' 단지 전경 (사진=정용욱 dragon@)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 엘스' 단지 전경 (사진=정용욱 dragon@)

다만 서울 강남지역 실거래가 반등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고가 아파트가 아닌 중‧저가 단지는 실수요자가 대출을 부담하고 사들이는 만큼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 매수세 확산이 어렵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저점 대비 반등한 단지들은 모두 대단지로 매물이 많았던 곳이라 일부 거래를 보고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며 “지금 제일 큰 문제점은 경기둔화 우려와 고물가로 이런 경제 상황에서 일반 실수요자는 매달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원리금 상환이 큰 부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급지인 강남권에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단지는 현금동원력을 갖춘 소유자에 한 해 소진될 수 있겠지만, 시장 전체에 반등 온기가 퍼지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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