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역량 따라 능력치 달라진다” 챗GPT 사용법 [이슈크래커]

입력 2023-02-22 15:31 수정 2023-02-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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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챗GPT 사용에 관한 얘기가 오가고, ‘챗GPT 스터디’까지 만들어졌죠. ‘스터디’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순식간에 모집이 마감됐다고 합니다. 열의에 힘입어 인공지능(AI)챗봇 활용법을 배우는 강의가 쏟아지고, 공공기관과 기업에서도 AI 활용 교육에 나서는데요. 챗GPT를 사용해본 이들은 “몇 시간 걸리던 업무가 1분이면 끝난다”며 호평 일색입니다.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챗GPT,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대학 과제부터 시말서까지…작문은 챗GPT의 힘

AI 챗봇의 활용 범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챗GPT는 오픈AI가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GPT-3에 기반을 두고 있어 문서 작성·요약 등 작문 영역에서 큰 강점을 보이죠. 기획서, 보도자료, 홍보 문구 등 간단한 문서 작성에 활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대학원 논문 초록처럼 긴 내용을 짧게 요약하는 일도 곧잘 해냅니다. 이미 곳곳에서 챗GPT의 이런 장점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경북도는 21일 간부 회의를 통해 인공지능 플랫폼을 보도자료, 인터뷰, 연설문, 인사말 등 대외 홍보 기초자료 수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사이버대학교의 한 수업에서는 챗GPT 사용을 전격 허용하는 건 물론이고, 과제 제출 시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죠.

챗GPT는 편지, 감상문, 시말서 등을 작성하는데도 뛰어난 능력을 보입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챗GPT로 시말서를 작성했다며 “(내용이) 괜찮은지 좀 봐달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는데요. 챗GPT는 문제에 대한 인식과 반성, 사과 등이 720자 분량에 깔끔하게 정리한 글을 출력했습니다. 사람의 글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죠.

AI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업무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방송 CNN은 지난달 28일 이미 많은 미국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챗GPT를 활용해 매물을 설명한다며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챗GPT 없이 일하는 걸 상상도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챗GPT는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침대 4개, 욕실 3개 주택에 “휴식에 좋은 공간”, “여가를 즐기기 좋음” 등의 설명을 수 초 만에 달아줍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많은 기업이 알고리즘과 AI를 채용 과정 등 인사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대량 해고가 예고된 미국에서 지난달 조사된 설문 조사에서는 미국 기업 인사 담당자 300명 가운데 응답자의 98%가 해고 결정에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사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검색 엔진 ‘빙’의 새로운 버전. 오른쪽에 글의 어조, 형식, 길이를 지정해 글을 생성하도록 하는 툴이 보인다(출처=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블로그)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검색 엔진 ‘빙’의 새로운 버전. 오른쪽에 글의 어조, 형식, 길이를 지정해 글을 생성하도록 하는 툴이 보인다(출처=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블로그)
사용자에 따라 챗GPT 답변도 천차만별

작문과 요약 등에 특기를 가진 챗GPT를 이용하면 업무 능률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는 사용자 역량에 달렸습니다.

앞으로는 문서 작업을 떠나, 다양한 업무에 AI챗봇이 도입될 전망입니다. 특히 전 세계 직장인들의 필수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오피스에 챗GPT가 결합될 것으로 전망돼 화제입니다. MS는 조만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각종 생산성 도구에 챗GPT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전자우편 기능과 달력·일정·연락처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아웃룩(Outlook)에는 이메일 답장 내용을 추천해주는 등의 기능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답변의 수준도 현저하게 달라져, 활용도는 오롯이 사용자에 달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스터디’까지 만들어 챗GPT를 공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챗GPT에게 “챗GPT를 한 문장으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챗GPT는 자연어 대화에 참여하고 정확한 응답을 제공할 수 있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라는 문장이 나왔는데요. 챗GPT의 문장 구사력에 초점을 맞춰 설명해달라고 하자 “챗GPT는 구조, 문법, 어조가 인간이 만든 것과 거의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고급 언어 생성 능력으로 인간과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인상적인 대화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질문을 바꾸자 챗GPT에 대해 훨씬 쉽고 직관적인 설명이 돌아온 거죠.

챗GPT를 더 잘 쓰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요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지시와 완결된 문장으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죠. 챗GPT는 영어에 최적화돼 있어 한글보다는 영어로 지시하면 더 깔끔한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챗GPT 출시 후 서한과 메모 초안, 이메일 답장 초안 작성 등 업무 다방면에 챗GPT를 활용한 미국 온라인 교육 및 기술회사 코세라의 제프 마지온칼다 최고경영자(CEO)는 “생각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데 더 적은 시간을 쓰게 됐다”고 총평을 내렸습니다.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을 시연하는 유수프 메흐디 MS 임원(AP/뉴시스)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을 시연하는 유수프 메흐디 MS 임원(AP/뉴시스)
과신은 금물…자료 검증 거쳐야

챗GPT가 똑똑하다 해도 아직 업무를 전부 맡길 수준은 아닙니다. 챗GPT의 답에서는 잘못된 정보나 오류가 발견되곤 하죠. 챗GPT가 너무 태연하게 답을 뱉어내 의심조차 어렵습니다. 결국 AI의 답변을 검증하는 사용자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8일(현지시간) 구글은 자사 AI 챗봇 ‘바드(Bard)’를 홍보하기 위해 즉석에서 바드에게 질문을 던졌는데요. 바드가 오답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져 망신을 당했습니다. 바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세계 최초로 태양계 밖 행성의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는데, 실은 이보다 17년 앞서 외계행성을 촬영한 거대 망원경이 있었던 거죠. 인터넷 상의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출력한 결과로 보입니다.

챗GPT의 기능을 일부 활용하는 MS의 검색엔진 ‘빙(Bing)’도 7일(현지시간) 미디어 시연회에서 틀린 수치로 답변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습니다. 빙은 청바지 업체 갭(GAP)의 지난해 3분기 실적 핵심을 요약해달라는 요청에 총마진율과 영업마진율을 각각 37.4%, 4.6%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총마진율은 38.7%, 영업마진율은 5.9%였죠. 다른 스포츠웨어 브랜드와 갭의 실적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도 연달아 틀린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수치를 직접 비교해 오류를 찾아낼 때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는데요. 샘 마샬 클리어박스컨설팅 디렉터는 “챗GPT는 일단 일을 시작하게 만들어 해결책의 60%를 제공하는 데 유용할 것이고, 이를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안 등을 작성하는데 챗GPT를 활용하더라도, 최종 마무리에는 결국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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