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소신이 있고, 각자의 지지가 있는 것 아니냐”
신성섭 前 위원장 “어떻게 본인 동의도 안 받고 내냐”
옛 바른정당계 당협위원장 일부가 22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진실 공방에 휩싸였다. 이들은 “아무리 급해도 뻔히 밝혀질 거짓말을 해댄다”, “나는 들러리 안 한다”며 항의하고 있다.
앞서 바른정당계 당협위원장 30여 명으로 구성된 ‘바른정치 모임’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에서 이기는 국민의힘, 성공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치적 목적과 뜻을 같이 하는 김기현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일동’ 명의로 성명서를 내면서 논란이 됐다. 실명 공개를 하지 않아 “지지자가 누구냐”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경쟁 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이름도 못 밝히는 익명 ‘공갈빵 지지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천하람 후보도 “이제는 익명 인터뷰도 모자라 익명 지지선언까지 하냐”며 직격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후보 측은 21일 2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이정선 전 의원(바른정당 전 중앙장애인위원장)부터 신성섭(은평갑)·강세창(의정부)·구본항(대구북구갑)·김효훈(양산갑)·최재익(중랑갑) 전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김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한 당협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거리냐”며 “옛날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동지 모임은 하고 있다. 갑자기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내가 ‘뭐 하는 거냐’고 물었고, ‘나는 그날 일정이 있어 못 간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해당 위원장은 기자회견 내용을 잘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어제 이름이 공개되니까 김해에서도 전화 오고, 대구에서도 전화 오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는데,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것이냐고 하고 있다”며 “같은 바른정당 모임을 하지만, 각자의 소신이 있고, 각자의 지지자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위원장은 “(신성섭 위원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된다고 하길래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며 “그런데 나는 지금 무소속이다. 지지 하고 말고 나는 당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바른정당계 한 당협위원장은 “해당 명단을 보면 일부 지역과 이름이 잘못된 사람들이 많다”며 “명단에 올라간 어떤 위원장은 전화가 와서 이름이 올라갔다고 불쾌해하던데, 3분의 2 정도는 거짓말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의힘 은평갑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데, (신성섭 위원장이) 차기 총선을 노리고 주도한 것 같다”며 “바른정당계 본인이 알던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김기현 후보와 커피를 마시자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황영헌 전 바른정당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기현을 지지했다는 전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의 명단을 보고 한동안 눈을 의심했다”며 “명단에 포함된 분은 국민의당 출신으로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할 때 들어왔으며 한순간도 바른정당의 당협위원장이었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무리 급해도 뻔히 밝혀질 거짓말을 해대는 김기현 후보를 볼 때 일말의 신뢰도 가지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자회견 당시 참석했던 신성섭 전 바른정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며 “아무리 정치판이 혼탁스럽다 해도 어떻게 명단을 공개하는데 본인 동의도 안 받을 수 있겠냐”며 항변했다. 신 위원장은 본지에 김 후보 캠프 측과 논의 하에 입장문을 낼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은평갑 당협위원장직을 바라고 지지 선언을 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엔 “작년 6월에 당협이 공석이 돼서 지원했었고, 지금은 보류가 돼 있다”며 “저 같은 경우에는 지역에서 계속 활동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와 당협과 관련한 얘기는 한 적도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