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반대ㆍ채용장사 노조 정상화되면 기업가치 올라 일자리 늘어"
尹 공들인 테슬라 기가팩토리 좌초 가능성 거론…노조 문제 더욱 부각시켜
해법으로 '방치 사업주 처벌' 제기…반발 누를 명분쌓기, 추진 여부 주목
"왕따시켜서 회비 어디 쓰는지 이의제기도 못해"…회계 투명성 거듭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비리 노동조합을 ‘적폐’라 부르며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한국 기가팩토리 투자를 검토하다 노조 문제로 포기했다는 말을 국무위원으로부터 전해 들은 뒤 노조개혁 의지를 더욱 강하게 다진 것으로 보인다.
이도운 용산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21일) 국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타워크레인 노조 독점 문제 보고를 듣고 “언론이 몰라서 안 썼겠나. 문제를 삼아 불이익을 받는 게 싫었을 것이다. 노조도 문제지만 모두 그리 적응해 살아온 것이라 병폐를 바꾸기 쉽지 않다”며 “이제 끝까지 가야 한다. 임기 말까지 발전을 가로막는 (노조의) 적폐를 뽑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서 이른바 ‘건폭수사단 출범’ 보고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건설현장에서 노조에 의해 일어나는 폭력을 ‘건폭’이라 줄여 표현한 것을 대통실에서 공식적으로 쓴 것이다. 이날 소개된 윤 대통령의 발언이 건폭수사단까지 출범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건설노조 개혁과 관련해 “노조가 정상화되면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자본시장이 엄청 발전한다”며 “한미연합훈련을 반대하고 채용장사를 하는 노조가 정상화되면 기업가치가 올라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한 국무위원은 “머스크가 한국 기가팩토리를 검토했는데 노조 때문에 포기했다는 말도 있다”고 전하며 노조개혁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유치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공을 들인 프로젝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머스크 CEO와 직접 통화하면서 제2의 아시아 기가팩토리 건설과 관련해 한국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머스크는 “한국은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라고 답했지만, 외신 보도에서는 인도네시아 등에 유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 문제 해법에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공정경쟁을 통해 노조는 노조답고 사업주는 사업주다운 제대로 된 시장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올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국무위원은 “비리 노조를 방치한 사업주도 책임이 있으니 처벌하면, 그 명분으로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에서 탄압을 받고 있다며 노조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장부 제출에도 협조하지 않는 등 반발이 거센 만큼, 노조의 비리에 대해 사업주도 책임을 물어 명분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노조 비리의 책임을 기업인에게도 일부 물리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회계 투명성의 경우 윤 대통령은 “노조 조합원들은 자기가 낸 회비를 집행부가 어디에 쓰는지 궁금해 하지만 이의제기를 못한다”며 “가만 놔두지 않고 왕따시키고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 변화도 시작될 것”이라면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장부 제출 거부 노조에 대한 과태료 부과와 현장조사 실시 등 대응 방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