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인재부족 해소 나선다...삼전·하이닉스와 2365명 양성

▲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반도체 석박사 고급인력양성을 위한 민관공동투자 유치 체결식을 진행한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인력 부족에 관한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총 사업비 2228억 원을 투자해 10년간 실전형 고급 인재 2400여 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학가에선 반도체학과의 등록 포기 현상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인력 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석박사 고급인력양성을 위한 민관 공동투자 유치 체결식을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이 함께한다. 행사에선 총사업비 2228억 원을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함께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민관 공동투자 반도체 고급인력양성사업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7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의 후속 조치로 반도체 석박사 고급인력양성을 위한 민관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준비해왔다. 민관 공동 연구 개발 사업은 석박사 과정 인력이 산업계 수요 연구· 개발 과제를 수행해 기업에 필요한 전문역량을 보유한 고급인력으로 양성하는 사업이다.

기업이 직접 발굴하고 제안한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대학 인력을 활용하고, 대학은 기업과 기술 간극을 해소해 실전경험을 보유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2365명 이상의 실전형 석박사 고급인력을 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업계는 총 사업을 반반씩 부담한다. 업계는 대학의 산학 연구·개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정부의 대책에도 반도체 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올해 정시모집 추가합격 마지막 현황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계약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의 최초 합격자는 모두 이탈했다.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도 최초 합격자가 모두 이탈했다.

반도체 인력은 해외로도 빠져나가는 중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마이크론이 똑똑하게 만들어놓으면 인텔이 데려가고, 마이크론은 빈자리에 삼성과 SK하이닉스 사람을 뽑아간다"며 "현재 예상으로 2031년 학·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4000명 수준의 인력 부족이 예샹된다.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인력 문제는 물론 반도체는 수출까지 악재에 빠졌다. 1월 반도체 수출은 44.5% 급감하며 60억 달러에 그친 데 이어 2월에도 좋지 않은 분위기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2월 1~20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38억300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 감소했다. 2월에도 반도체 수출이 떨어진다면 7개월 연속 감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31년까지 반도체 인력 15만 명 이상 양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과 반도체 Brain Track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반도체 인재 양성의 기초인 반도체학과는 계속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날 발표할 석·박사 고급인재 양성도 실제 이행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용필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은 "정부는 지속해서 민간과 협력해 선순환적인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