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검사 바뀌니 판단 변해…尹 정권, 수갑 찬 내 모습 보여주기 원해”

입력 2023-02-23 12:01 수정 2023-02-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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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보고 D-1…이재명 기자회견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 규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검찰이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자신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사건은 바뀐 것이 없는데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니 판단이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가정적 상황”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둔 이 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에서 패배했고, 검사를 하던 분이 대통령이 됐고, 무도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사건은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이 됐다가 대통령 선거 후 재수사가 이뤄졌고, 갑자기 구속할 중대 사건으로 바뀌었다”며 “대장동도 마찬가지다. 이게 2018년까지 벌어진 일인데 그동안 박근혜 정부도 저를 탈탈 털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구속영장 내용에 대해서는 “누가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하더라.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며 “판사를 설득하기 위한 영장이 아니라 대국민 선전전을 위한 선전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치 국민의힘 성명서 같은 내용”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A라는 사람이 ‘이재명이 성남FC 후원을 요구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B가 들었다면, B를 조사한 뒤 A를 조사하면서 언제 어디에서 이런 말을 했느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물어보지 않고 ‘누구 아느냐’라고 묻고 만다”며 “제게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장에 보면 이재명이 돈 받았다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찾아낸 게 없다 보니 검찰에 포획돼 궁박한 처지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해 번복된 진술을 만들어내고 그에 기초해 검은색을 흰색으로, 흰색을 검은색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는 게, 야당 대표라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고 검찰이 주장한다)”며 “그러면 대통령 부인은 어떻게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특검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하고 싶은 일은 이런 것일 거다.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서, 영장 심사가 끝난 후에 구치소에 갇혀서 대기하는 모습, 또는 수갑을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는 폭력의 시대”라며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에서 제가 부족해서 패배했고, 그로 인해 치러야 할 수모와 수난은 제 몫이기에 감당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역사의 죄인”이라면서도 “그러나 승자로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권이 지금 벌이는 일들은 저의 최대치의 상상을 벗어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사퇴 고려, 공천권 포기 등 결단을 묻는 말에 “가정적인 상황인 질문이라 지금 답변하기 부적절하다”고 했다.

또 ‘재판 기간 동안 대표직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나’ 등 지도부 공백 우려에 대해선 “제가 경기지사일 때 네가지 혐의로 기소돼 전부 무죄 받은 일이 있다. 2년 동안 재판에 시달렸지만 도정 평가는 꼴찌에서 1등 평가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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