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마음 되새기며 전경련 환골탈태 이끌어가겠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수락 인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12년 만에 새 회장을 선임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전경련에 대해 참 안타까웠다”며 “제 기능을 못 하고 쇠퇴해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과업의 무게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라면서 “회장직무대행을 제안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경련은 선배 기업인들이 쌓아 올린 위대한 유산이고 자산”이라며 “그 자산을 버리는 것은 나라에 큰 손실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력하지만 저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자유시장 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 촉진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전경련 정관의 첫 문장을 인용하며 “자유의 가치는 개인, 국가, 인류의 번영을 위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가치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전경련에서 할 첫 과제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기조와 방향의 재정립”이라며 “이러한 철학을 체계화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건립해 나갈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에게 다시 사랑받는 전경련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국민과 동떨어진 조직은 존재가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에 눈높이를 맞추고 많은 분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경련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첫걸음은 국민 소통이고, 지름길 역시 소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창업자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전경련의 환골탈태를 이끌겠다”며 “이제 편안하고 익숙한 길이 아닌,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임직원들과 지혜를 모으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기총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계 안팎에서의 ‘정치권 인사’라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저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 안 한다. 대학에서만 34년 일한 학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은 바로 그 소위 말하는 유착의 고리를 끊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면서 “자유시장경제의 기조를 바탕으로 기존에 있던 유착 현상을 근절하든가, 아니면 관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관해서는 “한경연은 나름대로 문제가 많다. 문제는 전경련엔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한경연이 축소됐다는 점”이라며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인적 자원, 때에 따라선 물적 자원, 네트워크 자원을 통해 무한대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경연은 조직 자체를 키우지 않으면서도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 것”이라며 “특히 연구원은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