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권, 취약차주우대 상품 확산돼야"

입력 2023-02-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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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겨냥해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면서 취약차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23일 이복현 원장은 중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점을 방문해 하나은행의 차주 우대 대출상품 시판을 격려하고 중소기업 대표, 소상공인 개인 차주와 고금리로 인한 금융 애로사항과 은행의 상생 노력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원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은행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면서 “은행권은 어려운 서민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취약차주 부담완화 등 상생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간담회에서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은 내달 출시를 앞둔 취약차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내달 서민금융상품 차주를 위한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햇살론 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잔액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안심 고정금리 특판대출’을 선보인다. 신규 취급 시 변동금리 수준까지 이자를 감면해주고, 6개월 단위로 변동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고정금리 대출상품이다. 내달부터 연체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하나은행의 차주 우대 상품과 같이 서민과 상생할 수 있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 등이 은행권 전반에 확산해야 한다”면서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닌 상생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개인 차주 대표들은 금감원과 하나은행에 △신용등급 하향 한시적 유예 △대출금리 인상 유예 △신·기보 신용보증비율 100% 전액 보증 △지자체 이차보전 지원사업 확대 등 조치를 요청했다.

석용찬 한국경영혁신 중소기업협회장은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을 기다리며 재도약을 위한 시설 투자를 하던 상황이었으나 고금리로 인해 새로운 투자 의욕을 꺾인 상태”라면서 “흑자기업까지 도산할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정책보증기관과 은행권이 협업해 신용 보증비율을 전액 보증까지 확대해 저리 보증부 대출상품 공급 규모를 확대해달라”고 제안했다.

김종철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소상공인은 담보물이 부족해 신용도가 떨어져 2금융권에 손을 뻗고 있다”면서 “은행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 업종전환 지원 대출이나 창업 지원 등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 개발에 큰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설비투자나 연구개발(R&D) 자금에 대한 금리를 우대하고 있다.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금리 감면을 한 1% 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 등으로 인한 비상상황에서 신용등급 조정을 유예해달라는 제안에 대해 이 행장은 “신용등급과 관련해서는 가장 유리하게 심사하도록 리스크 부서에 당부하고 있다”면서 “여러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정책에 반영·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하반기 금리상승 국면에서 은행들이 최대 수조 원에 이르는 이자 이익을 거뒀지만, 소비자들에게 돌아간 혜택은 채 5%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은행의 예대금리 차 축소를 유도하기 위한 금감원의 대책과 관련해서 이 원장은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등 방법으로 금리 급변동 시에도 국민에게 충격이 없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횡재세’(금융위기, 에너지 위기 시기에 폭발적 이익을 거둔 기업들에 부과하는 세금) 논의와 관련해 “횡재세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국회에서 정책적 논의를 하면 살펴볼 수 있다”면서 “은행 구조 개선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횡재세 논의까지 가지 않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제재나 과태료 수수료가 낮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중대한 위법사항이나 시장 교란적 행위를 좀 더 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오늘 간담회에서 들었다"면서 "이 점도 논의에 포함해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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