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수주 부진 탈출 ‘신호’… 마수걸이 수주 ‘속속’

입력 2023-02-23 15:47 수정 2023-02-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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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부진 딛고 41억3785만 달러 수주
태평양·북미서 22.3억 달러 따내… 1위
대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 증가 영향
삼성엔지니어링·대우건설 등 수주 행진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전경 (사진제공=대우건설)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전경 (사진제공=대우건설)

부동산 시장 호황기 주택사업에 집중했던 건설사들이 해외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금리, 원자잿값 인상,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 올해 대내외 건설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에서 마수걸이 수주하며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41억3785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6억6093만 달러 수주에 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나날이 회복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태평양·북미 지역 수주가 22억2803만 달러로 53.9%를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 8억1992만 달러(19.8%) △아프리카 6억3006만 달러(15.2%) △중동 3억1334만 달러(7.6%) △중남미 8054만 달러(1.9%) 순이었다.

특히 미국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올해 국내 건설사의 미국 수주액은 21억9358만 달러로 62개 국가 중 1위에 올라있다. 미국 수주액이 많이 늘어난 것은 국내 기업들이 줄줄이 미국 현지 투자를 단행하면서 발주한 공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증가하면서 건설사의 수주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미국 건설시장은 향후 3.7%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해 2026년에는 그 규모가 약 1조8994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수주 부진에 허덕이던 건설업계에는 연초부터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카타르에서 에틸렌 플랜트를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8일 카타르 라스라판 석유화학과 ‘카타르 RLPP(Ras Laffan Petrochemicals Project) 에틸렌 플랜트 패키지 1번’의 EPC(설계·조달·공사) 계약식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에틸렌 생산·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계약금액은 12억3219만 달러다.

또한 대우건설은 2일 나이지리아에서 5억8918만 달러 규모의 정유시설 보수공사를 따냈다. 이 프로젝트는 나이지리아 수도인 아부자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카두나 지역에 있는 기존 카두나 정유시설을 긴급 보수하는 공사다. 대우건설은 이 공사를 수의 계약으로 수주했으며 석유제품 생산을 위한 시운전 단계까지 단독으로 수행한다.

주요 국가들도 코로나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발주를 보류했던 사업들을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주할 전망이다. 글로벌시장 조사기업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 건설시장은 지난해보다 4.0% 성장한 13조9824억 달러에 달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미분양 공포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해외건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며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저가 수주로 경쟁하는 가격입찰이 아닌 기술참여형 입찰 등 고부가가치 사업 수주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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