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 동결…대출금리 더 떨어지나

입력 2023-02-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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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출금리 추가 인하 명분 늘었지만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vs 정부 압박
은행들 "무작정 대출금리 낮추라는 건 시장왜곡"

▲이창용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약 1년 반 동안 이어온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멈추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더 떨어지게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돈 잔치’ 논란 속 정부의 압박과 부정적 여론에 앞다퉈 대출금리를 내린 은행들에게 추가 인하 ‘명분’이 생긴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인상 기조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여지를 남긴 데다, 은행권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춰온 만큼 큰 폭의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한은 및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주요 은행의 대출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등 지표금리가 낮아져 은행권 대출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 성과급에 대한 부정적 여론 속 금융당국의 과점 완화 압박까지 본격화한 상황에서 대출 금리 인하는 은행권이 ‘따를 수밖에 없는 흐름’으로 여겨진다.

이날 기준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5~6.42%다. 이는 지난달 25일 연 5.14~7.08%와 비교하면 하단은 0.69%포인트(p), 상단은 0.66%p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은행권을 향한 ‘돈 잔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21일 주담대 변동금리에 최대 0.45%p의 우대금리를 추가 제공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금리를 28일부터 최대 0.55%p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은이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은행권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이후에도 5%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가 오른다. 이때 대출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건 은행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압박 사이에서 섣불리 대출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한ㆍ하나ㆍ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이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은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데 동시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게 되면 충돌이 돼서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긴축 기조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정부에서 압박을 계속 넣으면 방향성이 완전히 엇갈리는 것“이라며 “금융 취약차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무작정 모든 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하는 건 시장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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