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미국이 내달 발표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핵심 광물·배터리 부품 가이던스(하위 규정)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26일 기재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는 옐런 장관과 가진 양자 면담에서 "미국이 발표할 핵심광물·배터리 부품 가이던스에 대해 정부가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가이던스가 한국 기업들에게 보다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미 재무부의 3월 IRA 세액공제 가이던스 발표를 앞두고 핵심 광물 비율을 인정하는 원산지에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 우리 기업이 주로 광물을 조달하는 국가가 포함되도록 설득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같은 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입법을 총괄하는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재무장관과도 면담을 했다. 추 부총리는 CBAM을 비롯해 탄소중립산업법·핵심원자재법 등 최근 EU가 발표한 통상정책의 도입 배경·입법 현황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그는 이같은 정책이 역외기업에 실질적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전달하고, 법안 구체화 과정에서 우리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추 부총리는 "CBAM 하위규정 마련 및 탄소중립산업법·핵심원자재법 입법 등 정책 구체화 과정에서 EU 내 논의 동향을 공유하고, 다양한 레벨에서 대화를 계속해나가자"고 덧붙였다.
앞서 추 부총리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의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과도 면담을 가졌다. 추 부총리는 인도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 국제금융체제 실무회의 공동 의장국으로 다자개발은행 개혁, 기후변화 대응 재원 등 올해 의장국의 관심과제 논의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임을 언급했다. 25일에는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 희토류,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호주와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24~25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올해 제1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선도발언을 통해 최약국의 연쇄적 위기가 국제금융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취약국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국제금융체제 회복력 제고를 올해 주요 의제로 논의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인플레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쟁과 다자협력 약화 등으로 공급망 교란과 세계 경제 블록화가 확대돼 식량·에너지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통합을 기본방향으로 견지하면서 세계 경제 분절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식량 위기 해결에서도 이러한 접근이 기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