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비정규직 선택, 그렇지 않은 근로자의 6배
20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
팬데믹으로 인한 격무에 지칠 대로 지친 근로자들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파트타임·Part-time)을 선호하면서 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가 폭증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올해 1월 미국 파트타임 근로자 수는 이전 수개월과 비교해 120만 명 증가했다. 그중 대다수인 85만7000명이 자발적으로 파트타임을 선택했다.
1월 기준 미국 전체 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 수는 2210만 명으로 현재 비정규직이지만, 정규직을 선호하는 410만 명의 약 6배에 달했다. 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 수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초반과 비슷하다. 또 팬데믹 발생 전 20년 동안 이 비율은 일반적으로 3대 1에서 5대 1 사이를 유지했다.
전체적으로는 1월 고용된 1억6000만 명 미국인 중 16.3%가 파트타임 근로자였다. 미국 노동부는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35시간 미만인 사람을 파트타임 근로자로 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타이트한 현 고용시장이 파트타임 근로자 폭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팬데믹에 일부 근로자들은 격무에 짙은 피로감을 느끼게 됐다. 또 많은 근로자가 자신의 커리어를 재고하게 된 가운데 일부가 파트타임으로 하향 이동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으로 식품과 주택, 기타 필수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은퇴했거나 과거 노동력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가계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파트타임 일자리로 뛰어들었다.
간병 부담, 건강 문제, 복학 등 전통적인 파트타임 일자리 선택 이유도 현재 많은 미국인에게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신 데이터는 일자리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현재 일자리 확대가 과거와 뚜렷하게 차이 나는 점 중 하나는 ‘가족’ 또는 ‘개인적 이유’로 파트타임 일자리를 선택하는 사람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부는 이것들을 ‘비경제적 이유’로 분류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로니 골든 경제학 교수는 “비경제적 이유로 인한 파트타임 근무가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더 높은 수준까지 올라간 것 같다”며 “현 추세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프스서드뱅코프의 제프리 코제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고용주도 수십 년간 지속된 풍부한 노동력 공급이 계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정규직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파트타임 옵션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는 유효 노동력 풀(Pool)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