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예상에도 신경전…與 "비겁한 침묵" 野 "사법 살인"

입력 2023-02-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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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는 27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민주당은 ‘압도적 부결’을 강조하며 결집을 호소한 반면, 국민의힘은 ‘소신 투표’를 내세우며 이탈표를 자극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자들이 지켜온 정당답게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의 폭정을 저지하고 역사의 후퇴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은 1년 전 대통령의 경쟁자였고 지금은 원내 1당인 야당 대표를 구속하기 위해 정권이 사법 살인을 시도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동시에 부당한 정치적 탄압을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연대로 단호히 막아선 날로도 기록될 것”이라고 부결 정당성을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다수로 부결시키겠다”며 “이 대표를 지키는 일이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상당수 이탈표가 나오면 이후 당 내분의 불씨가 될 수 있어서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은 입법부에 대한 정치 탄압을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발로”라며 “여야를 떠나 모든 국회의원이 (부결에)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늘 부결되더라도 앞으로는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이뤄지는 만큼 추가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크다. ‘방탄 국회’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는 상황이다.

부결이 예상되자 국민의힘은 ‘비겁한 침묵’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오늘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우리는 한세대 이상 이어져 온 87년 체제의 종말, 386 운동권의 몰락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주축인 운동권 출신 386 정치인 가운데 누구 하나 이재명의 토착 비리·부정부패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며 “비겁한 침묵”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오늘 표결은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쓸 수 있는 정당이냐 아니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공약을 지키느냐 마느냐, 또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으로서의 양식이 있느냐 아니냐, 민심과 싸우는 정당이냐 민심을 받드는 정당이냐를 스스로 결정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재적의원 과반인 150명 이상의 찬성이 가결 요건이나,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169석)을 동원해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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