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재명 리더십…'압도적' 아닌 '가까스로' 부결

입력 2023-02-27 17:25 수정 2023-02-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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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민주당서 '이탈 표' 적잖게 나와…李 리더십 시험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되면서 야당 지도부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는 무기명 자유투표에도 ‘압도적 부결’을 공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실전에선 이탈 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당 지지율 하락에 총선 위기감이 커지자 당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거취 결단을 요구하는 논쟁으로도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재석 297인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무효 11표, 기권 9표로 부결시켰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찬반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자유투표하기로 했다. 다만 반대표(138표)가 민주당 의석(169석)에 크게 못 미친 만큼, 찬성 또는 무효·기권으로의 민주당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압도적 부결’로 단일대오를 노리던 당 지도부의 계획도 틀어지게 됐다. 그간 당 지도부는 ‘정적 제거를 위한 야당 탄압’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압도적 부결”을 거듭 자신해왔다. 이 대표가 세 차례 검찰 조사에도 출석했는데 체포동의안을 보낸 것은 검찰의 ‘야당 망신주기’라고 보는 당내 의견도 우세했다. 이 대표는 본회의 신상 발언에서 “(검찰) 소환요구에 모두 응했고 주거부정,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같은 구속사유도 없다. 영향력이 큰 제1야당대표라 구속해야한다는 등의 해괴한 억지와 정치적 언어만 가득하다”고 부결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이탈표가 속출한 것은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정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표결 전에도 당내에선 ‘추가로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면 그 때는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영장실질심사를 자진해서 받거나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이를 부결시킨다면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갇혀 내년 총선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결단 촉구’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라는 반감과 ‘개딸’ 등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의 압박에 묻힌 듯 보였지만 실전 투표에선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다수의석을 앞세워 끝내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부정했다. 오늘은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국회 오욕의 날로 기록될 것”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국민들이 모두 지켜보는 검표 과정에서 오랜시간 실랑이를 하는 코미디까지 연출했다”면서 “139 대 138이라는 오늘의 표결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대표와 민주당은 곱씹어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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