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공기관 유보된 금감원, 5급 직원 비중 늘려 3급 비율 낮췄다

입력 2023-03-02 05:00 수정 2023-03-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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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3-01 17:0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공공기관 유보 조건 3급 비율 감축 조건에
5급 직원 늘려 비율 낮추는 대신 3급 직원수는 오히려 늘어

‘3급 비중을 35%로 줄이겠다’는 조건으로 올해도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 받은 금융감독원이 올해 들어 3급 인원수를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급 직원을 대거 채용해 상대적으로 3급 비율은 낮추는 방식을 썼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이투데이가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금감원 자료를 보면 금감원의 3급 이상(임원 포함) 직원 수는 790명으로 전체 2076명의 38.1%를 차지했다. 직원 수를 실제 2018년 말 846명(43.2%)이었던 3급 이상 직원 수는 △2022년 9월 774명(38.9%) △2022년 12월 762명(38.9%)으로 줄어드는 듯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했다.

3급 이상 직원들의 인원수는 늘었지만, 비중은 줄어든 이유는 5급 신입 직원들을 대거 채용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5급 직원은 △2018년 말 292명에서 △2022년 말 416명 △2023년 2월 538명으로 폭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5급 직원을 130명 채용했다. 이번 채용은 전년도 90명 대비 40명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앞서 지난 2019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1~3급 직원 비중 축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금감원은 당시 공운위에 ‘향후 5년 내 팀장 이상 보직을 받을 수 있는 3급 이상 상위직급 비율을 35%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내년까지 현재 38%인 3급 이상 비중을 35%로 낮춰야 한다.

공운위는 올해도 금감원에 대해서는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했다. 공운위는 “금감원에 부과한 지정유보 조건을 정상 이행 중인 점을 감안해 올해도 지정을 유보한다”고 설명했다.

공운위의 지적대로 상위 직급 비중은 줄였지만, ‘방만 경영’으로 상위 직급을 줄이라는 본래 의도에서는 벗어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 의원실 관계자는 “3급 비율을 맞추기 위해 5급 직원 채용을 늘리는 방식을 쓴 것”이라며 “3급 간부 인원은 최근 들어 오히려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은 공운위가 열릴 때마다 되풀이돼 온 사안이다. 2007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던 금감원은 은행 관리 감독의 독립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2009년 1월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현재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 평가 등은 받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아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은 경영목표, 예산, 운영계획, 결산서, 인력 현황 등에 있어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된다. 금감원은 현재 예산과 인사 등에 있어서 금융위의 통제를 받는 상황이다. 공공기관 지정될 시 추가 통제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금감원은 공공기관에 지정되지 않기 위해 힘써왔다. 금융위 역시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난색을 표해왔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공운위 지적 사항인 비중은 맞추고 있으며 현재도 승급 직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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