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싸서 갑니다!…일본 여행, 진짜 쌀까 [이슈크래커]

입력 2023-03-03 15:44 수정 2023-03-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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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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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 오사카 등 주요 관광지에는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는 말까지 나오는데요. SNS 등에는 일본 여행 ‘필수템’, 쇼핑 목록과 ‘맛집’ 목록 등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노재팬’ 일본 불매운동이 일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죠. 많은 이들은 ‘저렴하게 여행 갈 수 있어서’ 일본으로 떠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일본 관광객 3분의 1은 한국인…“저렴해서” 일본 간다

일본은 애초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관광지 중 하나였으나 ‘노재팬’ 운동 이후 여행객 수가 급감했습니다. 2018년 약 704만 명이었던 일본 관광객 수는 2019년 약 535만 명으로 24%가량 감소했죠.

그런데 최근에는 ‘노재팬’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비자 입국을 금지했다가 지난해 10월 11일 무비자 입국을 재개했는데요. 이후 일본 방문객 수는 월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법무부 통계월보에 따르면 10월 약 13만 명이었던 일본 관광객 수는 약 33만 명(지난해 11월)→약 46만 명(지난해 12월)→약 58만 명(1월)으로 늘어, 세 달 만에 약 4.46배 증가했습니다. 일본을 가장 많이 찾는 외국인도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올해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149만7300명 중 약 38%인 56만5200명이 한국인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일본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엔저(엔화가치 약세) 효과로 비용 부담이 한층 덜한데요. 현재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3일 오전 9시 기준 957.39원 수준입니다. 휴가철에 학생들 방학이 겹쳐 여행 성수기였던 1월에는 엔화 환율이 94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반면 국내 여행지는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국내 여행지 대표 격인 제주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이 돈이면 일본 여행을 가겠다”고 한탄하는데요. 내륙과 제주도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줄어 항공권 가격이 오른 탓이 큽니다.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수는 △10월 출도착 1만4820편(294만여 석) △11월 1만3959편(268만여 석) △12월 1만2729편(216만여 석)으로 계속 감소했습니다. 항공사들이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국내선 항공기를 국제선에 증편했기 때문인데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편도 2~3만 원에 구매가 가능했던 제주행 항공권은 품귀로 한때 20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동일 기간 동일 좌석 수 기준 일본 오사카행 항공권보다 크게는 몇배 저렴한 제주행 항공권(출처=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동일 기간 동일 좌석 수 기준 일본 오사카행 항공권보다 크게는 몇배 저렴한 제주행 항공권(출처=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직접 계산해보니…일본보단 제주도가 저렴

그렇다면 정말 제주도 여행을 가느니, 일본 여행이 더 싸게 먹히는 걸까요? 직접 비교해보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4월 초순 각각 제주도와 일본 오사카로 2박 3일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해봤습니다. 편도 직항 항공권 기준 오사카행 항공기는 약 20만 원대에 예매할 수 있는데요. 제주도행 비행기는 동일 날짜 기준 10만 원 내외로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숙박비 또한 최소 2인이 묵을 수 있는 4성급 호텔 기준, 오사카는 1박에 20여만 원, 제주도는 7~8만 원 수준이었죠.

한때 제주도에서 ‘렌터카 대란’이 빚어졌을 만큼 교통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본에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는 ‘쓰루패스’는 1일 이용 요금이 약 2만1000원인데, 제주도 렌터카 대여 비용은 하루 5~10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 기본적인 식비 등을 종합해 2박 3일 2인 여행 경비를 계산해보면 일본 여행은 기본 경비 150만 원 이상, 제주도 여행은 100만 원 이상이 필요하죠. 결국 비용만을 놓고 본다면, 항공권 금액의 차이가 커 일본 여행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인 기준 기본 경비가 20~30만 원 이상 차이 나는 셈이죠.

다만 최근 일부 저가 항공사(LCC)들이 활발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할인 찬스’를 잘 잡는다면 정말 국내 여행과 비슷한 예산으로 일본 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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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감도↑…코로나가 불러 온 ‘해외 여행’ 갈망

그런데도 사람들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결국 비용만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원인은 아니라는 건데요. 오랜 기간 출국이 어려웠다는 점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2022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관련 규제가 완화되자 해외여행 수요가 폭등했는데요. 코로나 기간에도 갈 수 있었던 국내보다는 사실상 금지됐던 해외여행에 눈길을 돌린 사람들이 많아진 탓입니다.

이에 국내 여행지를 배제하고 해외 도시 중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2월 일본 후쿠오카로 여행을 다녀온 대학원생 신모(24) 씨는 “코로나가 약해지면서 (해외를) 갈 수 있게 돼 해외여행을 염두에 두고 여행지를 골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생 때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었는데, 코로나 터지고 그걸 엄청 후회해서 코로나가 끝나면 꼭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다”고 얘기했죠. 신 씨는 간만의 여행이라 비용은 큰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안전, 위생, 휴가 기간, 예산 등을 고려해 근거리 해외 여행지를 고르다 보면 결국 일본 여행을 택하게 된다는 게 많은 여행객의 설명입니다. 한 여행 커뮤니티 회원은 “(일본은)음식 맛나면서 한국과 문화가 비슷하고 여행 비용이 저렴해 좋다”며 “‘가성비’가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반해 ‘노재팬’ 운동 등 일본 여행 수요를 급감시켰던 동력은 시간이 지나며 상대적으로 약해졌습니다. 일본의 한국 기업 대상 원자재 수출 규제에 반발해 2019년 7월께 시작된 ‘노재팬’ 운동이 4년 이상 지나 불매 열기가 시들해졌다는 건데요. 일본을 대하는 정부 기조가 바뀐 점도 영향으로 꼽힙니다.

일각에서는 반중 정서가 강해져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한 적개심은 약해진 것으로 분석하는데요. 2021년 11월 발표된 ‘한국 청년 세대의 온라인 반중 정서의 현황’에 따르면 한국 청년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2.14점(만점 5점),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2.83점이었습니다. MZ세대 사이에서는 “차라리 일본이 낫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분석이 나오죠.

최근에는 일본 문화 등에 친숙함을 느끼며 일본을 매력적인 여행지로 여기는 MZ세대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포켓몬빵’, ‘슬램덩크’ 등 일본 문화가 한국에서 유행한 사실은 이를 방증하죠. 기세에 힘입어 일본 여행객은 당분간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최근 판매된 패키지여행과 항공권 3개 중 1개는 일본 여행 상품”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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