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보폭 넓히는 3~4세 경영인

입력 2023-03-05 14:10 수정 2023-03-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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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선임 잇따라…지배·사업구조개편 신사업 진두지휘…지분확대 존재감 키워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근 대기업 및 중견그룹 3~4세들이 입지를 넓히고 있어 재계와 주식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은 그룹의 지배 및 사업 구조개편을 통해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한편, 지분을 늘리는 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그룹 내 경영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사전작업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28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구 부사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돼 구자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김동현 ESG 총괄과 함께 3인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끌 전망이다. LS그룹 오너 일가가 LS일렉트릭 각자대표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구 부사장은 오너가 3세로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아들이다. LS산전 중국 산업자동화사업부장 상무, LS 밸류 매니지먼트(Value Management) 부문장 상무, E1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 전무 등을 역임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임시주총에서 백화점 사업부인 갤러리아 부문의 인적분할을 확정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고 3월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갤러리아 부문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제조와 방산 등 주력사업과 그룹 총괄을 맡게 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을, 김 본부장은 호텔·리조트·유통사업을 맡는 것으로 승계 구도가 뚜렷해졌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식을 연달아 매입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1월 3일부터 11일까지 효성 주식 1만8510주를 매수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선 조 명예회장이 그룹 지배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21.94%, 21.42%다. 두 아들의 미세한 지분율 차이에서 조 명예회장(지분율 9.85%)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의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이 사장으로, 딸인 박주형 구매담당 전무는 부사장 자리에 각각 올랐다. 박 사장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에 사장 자리까지 오르면서 지배력을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3~4세 약진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GS가 2021년 인수한 휴젤은 작년 4월 임시주총을 열고 GS그룹 오너 4세인 허서홍 GS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OCI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부광약품은 작년 3월 정기주총에서 오너 2세인 이우현 OCI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종근당 오너 3세인 이주원 종근당산업 이사와 이주경·주아 씨는 올해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2만여 주 매집했다. 이 이사의 지분율은 2.62%에서 2.85%까지 끌어 올렸고, 이주경·주아 씨의 지분율은 2.45%, 2.42%로 확대됐다. 종근당 외에도 일양약품, 대한약품, 삼일제약, 국제약품 등 제약사 오너 2·3세들도 하락장을 틈타 꾸준히 지분을 늘렸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와 지난달 23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원그룹 오너 2세인 김남정 부회장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리온 담서원 상무는 올해 정기인사에서 수석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추후 오리온그룹이 설립한 오리온바이오로직스에서 담 상무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CJ그룹 이선호 경영리더, 농심 신상열 상무 등이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핵심 보직을 맡으면서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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