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이 또 한 번 이색적인 조직실험에 나선다.
한양증권은 최근 10명의 임직원을 하나의 조직(세포, Cell)로 구성해 총 500명의 임직원을 50개의 조직에 각각 배치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6일 밝혔다. 부서와 직급 등 인위적 조정 없이 랜덤하게 같은 조직에 속한 임직원들은 하나의 ‘조직공동체’로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사회적 조직(Social Cell)’의 첫 프로그램은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CEO)와의 한 끼 식사다. 프로그램 이름은 ‘치유공정’으로 각 Cell에서 별도의 계획을 구성해 CEO를 초청하는 방식이다. ‘아궁이에 불을 때 한솥밥을 먹는다’라는 뜻인 취유공정(炊猶共鼎)에 치유(심력 회복)의 의미를 더했다.
임 대표는 ‘바다 전체를 끓이려 하지 말라’는 맥킨지의 격언에서 조직실험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바닷물 전체를 끓이는 건 불가능하지만, 작은 솥에 조금씩 나눠서 끓이는 건 어렵지 않듯이 10명 단위 조직을 통해 응집력과 소속감을 높이자는 것이다.
첫 '치유공정'은 지난달 8일 반포에 위치한 재즈바에서 진행됐다. ‘늦겨울 재즈의 매력에 물들다’는 콘셉트로 한 Social Cell에서 재즈 공연과 특강을 준비해 CEO를 초청했다. 공연자와 연사로는 재즈피아니스트로 유명한 한양증권 송파RM센터의 유충식 상무가 나섰다. 유 상무는 “어떤 악기든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평등함과, 똑같은 악상이 반복되지 않는 재즈만의 자유로운 특성을 살려 10명의 셀원들이 하나 되는 Social Cell을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양증권은 Social Cell을 향후 조직경영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신이 속한 부서 상사들과의 수직 소통에 한계를 느끼는 조직 구성원들이 Social Cell을 통해 소통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볼링대회, 아이디어 챌린지 등 현재 기획되고 있는 다양한 기업문화 활동에도 본부 혹은 부서 대신 Social Cell 단위의 참여를 구상 중에 있다.
한양증권의 이색 조직실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임재택 대표 부임 이후 각 임원이 돌아가며 주재하는 타운홀미팅 방식의 경영회의를 비롯해 위너스데이 행사, CEO와의 팀 단위 모닝미팅(돌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통의 폭을 넓혀왔다.
임직원 수가 200명에서 500명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한양증권만의 특별한 전략이다. 5년 전 임재택 대표 부임 당시 자기자본이 2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한양증권은 올해 50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