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매각에 상황 반전…현대차證 미매각 발생
“PF 리스크 상존에 투심 위축됐을 것”
올해 첫 증권사 회사채 미매각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소형 건설사에서 발생한 미매각 행진의 불씨가 증권사로 옮겨붙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AA-)은 3일 총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러나 매수 주문은 총 850억 원에 그쳐 250억 원이 미매각됐다. 2년물(500억 원)에는 600억 원의 지금이 들어왔지만, 3년물(500억 원)에는 250억 원만 유입돼서다.
심지어 현대차증권은 발행금리를 오버발행 수준에서 채웠다. 주문액 850억 원 모두 현대차증권과 같은 등급의 만기 무보증회사채의 민평수익률보다 0.4%포인트(p) 높은 금리로 들어왔지만 미매각된 셈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연초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돌면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지난달만 해도 키움증권(AA-)은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715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애초 수요예측 예상액이 200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배가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이 밖에도 대신증권(AA-)과 미래에셋증권(AA), 삼성증권(AA+), 하나은행(AA) 등 다수의 증권사가 목표 금액을 넘긴 매수 주문을 받으며 호황을 누렸다.
증권가의 급격히 반전된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건설채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채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진 영향이 증권사로 전이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불안감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여전하다”며 “이런 불안감이 증권가로도 퍼져 투자 심리 위축과 미매각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증권의 미매각 사례는 건설사들의 미매각 사례와 비슷하다. 최근 비우량 건설채들인 한국토지신탁(A-)과 HL D&I(BBB+), 한신공영(BBB) 등이 비교적 높은 발행금리에도 미매각돼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건설채처럼 증권가에서도 중소형 증권사인 현대차증권을 시작으로 미매각 사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점도 회사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다”며 “투심 위축 현상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회사채 자금조달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PF 리스크 확산 가능성에 금융당국도 나선 상황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회사채·단기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PF와 건설사 관련 신용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28조4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