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당 15만원 1.4兆 베팅…‘비욘드 코리아’ 방아쇠 당겼다

입력 2023-03-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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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1조4000억 원 규모 자금 투입을 예고하며 한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의 방아쇠를 당겼다. '윈 투게더' 전략을 구상한 하이브가 가격을 올려 베팅 레이스를 펼칠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7일 "SM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1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1조2500여 원을 들여 최대 35% 지분을 추가 취득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장내매매를 통해 지분 4.9%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1주당 12만 원대로 매입해 총 1442억여 원이 투입됐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약 1조3942억 원으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9.9%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가 '전략적 제휴'라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공개매수로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넘보면서 하이브와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카카오는 3사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사업협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명분을 쌓았다.

카카오는 최근 '비욘드 코리아'를 사업 비전으로 내걸고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으로부터 총 1조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배경에도 글로벌 사업 확장이 담겼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컴퍼니로 자리 잡으려면 SM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에 성공하면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가치는 크게 뛸 전망이다.

카카오는 플랫폼 운영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기술 역량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음원, 아티스트의 글로벌 영향력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IT 자산과 SM엔터테인먼트 IP의 결합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는 K컬쳐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카카오가 순조롭게 SM엔터테인먼트 지분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이브는 지분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로부터 4228억 원에 지분 14.8%를 매입하고 공개매수를 통해 280억 원에 0.98%를 추가 확보한 상태다. 풋옵션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이 전 총괄의 잔여 지분 3.65%를 더하면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9.43%를 손에 쥔 상태다.

업계는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가격을 올려 주당 16만 원에 다시 공개매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하이브가 20% 수준을 확보하려 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7619억여 원이 추가 투입될 전망이다. 하이브는 국내외 엔터테인먼트사와 재무적투자자(FI) 등으로부터 최대 1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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