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과 싸울 준비가 됐나

입력 2023-03-07 11:46 수정 2023-03-0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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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예산 불어났지만, 중동 문제ㆍ우크라 전쟁에 발목
“중국과의 전쟁,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때와는 달라”
미국 전장, 상대적으로 열세 북극까지 확대될 수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에 중국 해군 함정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보인다. 스트래틀리 군도/AFP연합뉴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에 중국 해군 함정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보인다. 스트래틀리 군도/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미래 패권을 두고 한판 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양측 모두 공식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만, 상대를 최대 ‘적’으로 간주하는 속내에는 변함이 없다. 약 5년 전, 패권 전쟁의 신세계 진입을 선언한 미국이 아직 싸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2018년 미국 국방부는 국방전략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패권 전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ㆍ안보 전략의 초점을 중동·중앙아시아에서 중국·러시아로 돌리겠다는 선포였다.

그러나 엄청난 전략적 전환은 쉽지 않았다. 미 국방부 전현직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 예산이 연간 8000억 달러로 불어날 만큼 투입 에너지는 많았지만 진척은 더뎠다. 이란을 포함해 중동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도 자원을 빨아들였다. 국방 예산 및 중국의 위험성에 대한 미국 내 논쟁도 브레이크가 됐다.

미국 방위 산업의 통합 움직임도 국방부와 거래 가능한 업체를 제한시켰다. 그 결과 미 조선소는 중국 해군 함선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잠수함 생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뒤를 쫓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중국의 대만 공격을 시뮬레이션한 워게임 결과, 미국의 장거리 대함 순항 미사일이 일주일 만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미국은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난공불락’으로 비춰졌다. 1991년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를 공격한 ‘사막의 폭풍’ 작전 당시, 미군은 정밀 유도 탄약과 스텔스 기술을 사용해 새로운 유형의 전쟁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 싱크탱크 전략가들은 중국과의 전쟁은 이와 다르다고 지적한다. 미군은 멀리 떨어진 아시아 기지와 항구에서 싸움을 해야 하고, 취약한 보급로를 통해 지원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미군이 의존하는 서태평양의 기지와 항구를 장거리 미사일, 위성 무기, 전자전을 활용해 공격,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략가들은 우려한다.

▲대만의 F16 전투기가 2021년 10월 하늘을 날고 있다. 타이페이/AP연합뉴스
▲대만의 F16 전투기가 2021년 10월 하늘을 날고 있다. 타이페이/AP연합뉴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거침 없다. 올해에도 국방 예산을 7% 증액한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막대한 투자로 공군, 미사일, 잠수함의 치명적 문제들을 개선하고 군을 현대화했다. 적국의 위성을 파괴하기 위한 무기를 포함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사이버 해킹은 이미 인프라를 위협할 정도다.

중국 주변 지역의 안보 지형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 시설을 설치해 전략적 수로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미 해군의 통행 자유에도 딴지를 걸고 있다.

미국 국방부의 연간 연구개발 예산도 14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미국 역시 첨단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미 육ㆍ해ㆍ공군이 동시에 데이터를 공유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첨단기술 개발도 2030년대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의 갈등이 동유럽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에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 경우 미국과 동맹은 핵보유국인 중국·러시아와 동시에 싸워야 한다. 중·러가 협공하면 미국의 전장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북극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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