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은 아시아 지역 다른 국가와 비교해 여성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직장 여성 10명 중 1명만 회사로부터 임신 등 가족 계획을 지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로슈진단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국가 여성의 여성 건강과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식조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인도·베트남·태국·호주·인도네시아·중국 등 아·태 8개국 여성을 대상으로 여성 건강과 이에 대한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고,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한 여성 건강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는 2022년 11월부터 12월까지 각국 총 332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우리나라에서는 320명의 여성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대표적인 여성 질환 중 하나인 자궁경부암에 대해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7명(69%)은 잘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8개국 중 다섯 번째여서, 상대적으로 자궁경부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시기에 어렵지 않게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10명 중 6명(59%)은 그렇다고 답변했고, 1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임신 및 가임력과 과련해선 응답자 10명 중 8명(78%)은 잘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만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인식의 경우 10명 중 단 1명(10%)만이 많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8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로, 7위인 일본(32%)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난임 치료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91%)이 치료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다고 응답해, 8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난임 치료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보였다. 난임 치료 장애요인으로는 경제적 요인(24%), 적절한 의료기관에 대한 낮은 접근성(13%), 시간 부족(12%) 등을 꼽았다.
특히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조사에 참여한 타 국가 대비 여성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치료나 검사에 대해서는 높은 자기 결정권을 보였다. 또한 보건의료 체계에 대해서는 여성 건강권에 대한 지원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임신 등 가족계획의 사회적 지지와 관련해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직장 여성의 경우 10명 중 단 1명(11%)만이 회사로부터 임신 등 가족계획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답했다. 이는 8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이고, 평균점수 역시 10점 만점에 5점을 기록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재의 보건의료 정책이 여성의 건강권을 지원한다고 느낀 응답자도 33%에 불과해 8개국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우리나라 여성은 여성질환 검사 및 치료와 마찬가지로, 결혼·지역 이동·학업과 같은 사회적 사안에 대해서도 비교적 본인의 의견에 따른 높은 자기 결정권을 보였다.
적령기에 결혼을 결정하는 것, 직장 등의 이유로 거주지를 옮기는 것, 대학 진학과 같은 학업 결정 등에 있어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은 각각 24%, 28%, 36%를 기록하며, 3개 문항 모두 8개국 중 호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는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꾸준히 알리고, 이를 예방·치료·관리할 수 있는 여성 건강 진단 솔루션을 지속 공급하는 등 국내 여성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로슈진단은 고위험 산모 대상 산모교실 운영 및 기형아 검사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여성 건강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신뢰도 높은 여성 건강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2020년부터는 여성건강 캠페인 ‘HER(Healthcare Empowerment with Roche)’를 통해 여성 질환 및 진단 검사의 인지도를 높여 여성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