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해외 출자기관(LP)의 ESG 이행점검

입력 2023-03-08 14:0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호준 대신지배구조연구소장
▲김호준 대신지배구조연구소장
해외에서 PEF나 벤처캐피털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출자하는 기관투자자들(LP)은 ESG 투자에 진지하고 엄격하며, 구체적이고 실천적이다. 여기서 해외 LP란 미국의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이나 일본의 GPIF(Government Pension Investment Fund) 등의 공적 연기금, HSBC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 Limited)와 같은 사적 연금,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Harvard Management Company)와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등의 재단, MetLife나 Wells Fargo & Co.의 보험사, 1248 Holdings나 Oak Square AG와 같은 패밀리 오피스, World Bank나 Pennsylvania Treasury 혹은 Venture Capital Trust Fund와 같은 국제개발기구나 국부펀드 등을 말한다. ILPA는 이들 LP 기관투자자들을 위해 운용사(GP)에 자금을 출자 시 ESG를 평가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ILPA ESG Assessment Framework)를 제시하고 있다. 운용사가 ESG를 통합해 투자 프로세스를 구축하거나 투자한 기업(Portfolio Company)의 ESG 실사를 할 때도 유용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니, 국내 기관투자자(LP)나 운용사들은 꼭 참고해 보길 권한다.

ILPA의 ESG 평가 뼈대는 단순히 지표만 나열하지 않는다. 그 실행 단계나 수준을 평가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가 영역은, 투자정책과 거버넌스 리포팅 및 투자 프로세스, 사회 영역을 의미하는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환경에 해당하는 기후 리스크와 기회 대응 3가지로 나뉜다. 영역별로 평가 항목을 실행 수준에 따라 4가지(Four Buckets)로 구분한다. 즉, 구축 전(Not Present), 개발(Developing), 정착(Intermediate), 선진화 단계(Advanced)다.

먼저, 투자 정책 및 표준 서약(Policies and Commitment to Standards)부터 살펴보자. 운용사에서 ESG를 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ESG 투자정책 현황이다. 무엇보다 ‘투자정책 구비’부터 해야 하고, 여기에 기본적인 ESG 적용 요소들을 정의하는 것이다. 이때, 투자 정책을 통해 중대한 리스크를 선별해 관리할 수 있으면 정착 단계로, 중대성 평가를 통해 사회적 재무적 성과 기회로 활용하는 정도가 되면 선진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한다. 한마디로, ESG 운용은 ESG 투자정책 만들기부터 시작이다.

다음으로, 이렇게 정의한 투자정책을 어떤 주기로 어떻게 관리하는가를 봐야 한다. ILPA는 투자정책의 ‘정기적 업데이트’를 권고한다. 가령, 2~3년에 한 번 정기적인 점검과 리뷰를 거쳐서 투자 운용 사례나 교훈들을 정책에 적용하는 것이다. 너무 세부적인 네거티브 제한이 있어서 투자에 오히려 방해되거나, 막상 투자에 적용해 보니 정책상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항들이 발견될 경우, 또는 지속해서 이행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조치 등을 해당 규정을 통해 첨삭하는 것이다. 투자정책을 매년 업데이트하며 정책을 관리하면 최고 수준이다.

투자정책에 국제표준 이니셔티브를 적용할 수 있다면 글로벌 기준 채택과 실천 의지를 인정받을 수 있다. 실행하지 않는 이니셔티브는 효과도 의미도 없으므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적합한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는 것이다. 예컨대, 투자업계는 UN 책임투자원칙(Principle of Responsible Investment, UN PRI), 보험업계는 UN 지속가능보험원칙(Principles for Sustainable Insurance, UN PSI), 은행업계는 UN 책임은행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Banking, UN PRB) 등에 가입하고 준수하는 것이다. 투자 영역에 따라 복수로 가입할 수 있고, 각 이니셔티브가 제시해 놓은 전 세계 최고 사례들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최고 수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시 ESG 요소를 인수·합병(M&A) 계약 사항에 명시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특정 회사에 지분투자를 할 경우, 거래관계가 있는 외국 자회사는 미처 실사를 못 했거나 지배주주의 반부패 이슈 등 ESG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Side Letter나 진술 및 보장 사항 등으로 명시하는 것이다. ESG 사항을 사모투자제안서(Private Placement Memorandum, PPM) 상으로 규정하거나 이를 ESG연차보고서까지 연계해 명시한다면 이행 수준은 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194,000
    • +0.03%
    • 이더리움
    • 4,672,000
    • -1.54%
    • 비트코인 캐시
    • 716,000
    • +0.99%
    • 리플
    • 2,013
    • -1.9%
    • 솔라나
    • 351,900
    • -1.04%
    • 에이다
    • 1,425
    • -4.62%
    • 이오스
    • 1,180
    • +10.8%
    • 트론
    • 289
    • -2.36%
    • 스텔라루멘
    • 774
    • +12.8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000
    • -1.08%
    • 체인링크
    • 24,940
    • +2.17%
    • 샌드박스
    • 912
    • +50.7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