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는 따상 행진인데…잠잠한 스팩주

입력 2023-03-08 15:33 수정 2023-03-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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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신규상장 종목들이 연이어 따상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나 신규 스팩(SPAC· 혹은 스팩 상장 종목들은 잠잠한 상황이다. 상장 이후 기존 기관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이는 ‘오버행’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신규 상장 스팩과 스팩 상장한 종목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8일까지 신규상장한 스팩 종목은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유안타제13호스팩, 삼성스팩8호, 하나26호스팩으로 총 4개다.

라이콤(2월 14일), 화인써키트(2월 17일), 메쎄이상(3월 3일) 등 3개 종목이 스팩합병 상장했고, 라온텍이 9일 스팩합병 상장을 앞두고 있다.

스팩주들은 상장 이후 이렇다 할 주가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2호는 공모청약 경쟁률 253.85:1로 흥행했고, 2월 24일 상장일 시초가를 2배로 형성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첫날 하한가, 다음날 25.18% 급락하며 공모가였던 2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상장한 유안타제13호스팩, 대형 스팩으로 기대를 모았던 삼성스팩8호, 가장 7일 상장한 하나26호 스팩 역시 공모가를 소폭 밑돌며 보합세를 보이는 중이다.

스팩상장 종목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라이콤과 화인써키트는 상장 첫날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기대를 모았으나 이내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상승분을 반납해 시초가 아래에서 거래 중이다. 메쎄이상은 스팩상장 첫날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일반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규 상장한 종목들과는 대조적이다. 연초부터 이달 7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15개 종목 중 11개 종목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 혹은 상단 초과로 확정했고, 9개 종목이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로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대부분 개인이 순매수세를 보인 반면,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인다. 미래에셋비전스팩2호는 2월 24일 상장 이후 이달 7일까지 개인이 93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86억 원, 외국인은 4억여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스팩8호 역시 2일 상장 후 7일까지 개인이 91억 원을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6억 원, 6억 원씩 팔아치웠다.

라이콤 역시 2월 14일 상장 이후 이달 7일까지 개인 순매수액 2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으나 외국인이 2억8000만 원을 순매도했다. 화인써키트는 2월 17일 상장 이후 이달 7일까지 기타법인이 7억 원, 외국인이 1억6000만 원 순매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이나 외국인이 상장 직후에 물량을 대량으로 내놓으면서 주가를 떨어트리는데 어떻게 스팩 종목이 어떻게 오를 수 있겠느냐”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스팩 종목이나 스팩 합병에 몰린 자금들이 대개 상장 후 차익 시현을 위해 정리되고 나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며 “이에 더해 최근 스팩 종목, 합병상장 종목들이 상장 후 흐름이 좋지 않다 보니 기대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스팩을 떠나서 최근 일반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도 벤처캐피털(VC) 지분이 높으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부분 유동성이 풍부했던 때 투자가 활성화됐던 부작용이 현재 나타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유동성이 풍부할 때 어느 정도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 IPO 등 상장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 비중이 높은 곳은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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