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는 회색 코뿔소…실리콘밸리발 경기침체로 신용위기 도화선”

입력 2023-03-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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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금융시장 살얼음 판 걸을 수밖에 없어”

(출처=하이투자증권)
(출처=하이투자증권)

SVB 사태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금융 시스템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되지만, SVB 후폭풍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이유는 연쇄 은행 부도 가능성”이라며 “SVB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진 증권투자 손실은 SVB 한 은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뱅크런(대규모 은행인출) 발생도 경계해야 한다”며 “중형규모인 SVB 은행 파산 사태가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촉발시켜 의도치 않은 심각한 자금경색 현상을 촉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박 연구원은 “벤처 및 스마트기업 자금난 혹은 연쇄 도산 리스크도 있다”며 “SVB 파산은 가뜩이나 고금리 영향 등으로 업황 부진 및 자금난에 직면한 실리콘밸리내 벤처캐피탈 및 스마트기업의 연쇄부도 압력을 높일 공산이 높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실리콘밸리 위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져 또 다른 신용위기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잠재적인 파생상품 손실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미국 이외 지역으로의 전염리스크로, 대표적으로 SVB 사태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잠시 잊고 있던 크레디트스위스 리스크가 재부각됐다”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FTX 가상화폐 거래소에 이은 실버케이트 등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연쇄 도산 현실화도 신용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했다.

그래도 신용위기 증폭 혹은 금융위기로의 확산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이번 SVB 사태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또 다른 금융위기, 즉 시스템 리스크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SVB 등 일부 은행의 추가 부실리스크가 있지만 전반적인 미국 은행 펀더멘탈은 아직 양호하다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 연준과 재무부는 서브프라임 리스크에 대한 과소평가와 이에 따른 뒤늦은 대응으로 금융위기를 확산시킨 바 있어 이번 경우 선제적 대응에 나설 공산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정책 행보 역시 더욱 중요하다”며 “전반적으로 금융시장은 관망세를 보이는 모습이며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미 연준의 정책 수정 가능성을 기대하는 눈치다. 당분간 금융시장이 살얼음 판을 걸을 수밖에 없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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