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줌인] 배신규 엠디뮨 대표 “약물전달 기술 중요해져…‘바이오 드론’ 개발”

입력 2023-03-14 05:00 수정 2023-03-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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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사 모더나와 함께 ‘2023 에디슨 어워즈’ 파이널리스트 선정

▲배신규 엠디뮨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배신규 엠디뮨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치료제는 충분히 개발됐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약물 전달 기술이 중요합니다. 엠디뮨은 ’바이오 드론‘ 플랫폼 기술을 통해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정확히 배달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본지와 만난 배신규 엠디뮨 대표는 “어머니가 항암 치료를 받을 때, 부작용으로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며 “약물의 효과는 있는데, 그 약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게 안타까워 약물 전달 기술과 관련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2015년 배 대표는 ’엠디뮨‘을 설립하고 ’엑소좀‘ 연구에 돌입했다. 엑소좀은 모든 세포가 분비하는 미세한 나노입자 크기의 물질이다. 이 물질이 세포 간 정보를 교환하는 ’정보전달체‘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다만, 엑소좀 배양이 어렵고, 생산량이 많지 않아 사업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엠디뮨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압출 방식에 의해 나노 크기의 세포 유래 베지클(Cell-Drived Vesicle, CDV)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를 포항공대로부터 양도받았다.

CDV는 일반 엑소좀 대비 10~100배 생산량이 많고 줄기세포, 면역세포, 적혈구, 혈소판 등 다양한 세포에 사용할 수 있으며 생체 안전성 및 효과도 엑소좀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엠디뮨은 CDV에 다양한 의약품을 결합해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극대화하는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바이오드론’을 개발 중이다.

배 대표는 “생산능력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경쟁력을 갖췄다”라며 “표적화, 약물 탑재 기술을 잘하는 기업과 협업, 파트너링을 통해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엠디뮨은 2020년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Startup Creasphere Program)에서 론자(Lonza)의 파트너로 최종 선정됐고, 2021년 중국 네오큐라와 mRNA-CDV 파이프라인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캐러밴 바이오로직스와는 지난해 9월 CAR-NK 기반 항암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고, 기술 수출하는 성과까지 달성했다.

배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부터 인정받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도 해외 진출사업에 많이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국내 제약사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보다는 수익이 바로 나오는 곳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좀 더 길게 보고 투자나 지원을 해주는 업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부 기업뿐 아니라 기초과학 연구자들과의 연구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바이오 드론 어워드’를 통해 국내·외 대학 내 연구자들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배 대표는 “플랫폼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기초 과학 연구자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국내 벤처기업에서는 처음일 것이다. 글로벌에서 혁신적이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배신규 엠디뮨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배신규 엠디뮨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엠디뮨은 최근 미국 발명대회 ‘2023 에디슨 어워즈’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모더나와 함께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다. 배 대표는 “기존에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접근하는지에 대한 콘셉트와 그 과정을 보는 것 같다”라며 “기존 드론이 물류에 이용되듯이, 몸 안에서 약물이 원하는 곳에 전달되는 게 성공된다면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약물 전달 기술로 가장 주목받는 건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배 대표는 “생체친화성, 표적화, 약물 탑재 능력 등을 비교했을 때 ADC도 좋다”라면서도 “다만, 약물을 전달하는 분야에 있어서 엑소좀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질환이 많다. 엑소좀이나 ADC 등 모두를 통해 환자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 대표는 국내 35개의 엑소좀 관련 기업이 모인 엑소좀산업협의회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그는 “경쟁보다는 우리 가치를 높여 파이를 더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협력하고 있다”라며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준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협의회가 운영된 지 2년이 조금 넘었는데 관심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협의하며 엑소좀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생태계가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DBMR리서치는 글로벌 엑소좀 시장이 2021년 117억7400만 달러(약 15조3438억 원)에서 연평균 21.9% 성장해 2026년 316억9200만 달러(약 41조30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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