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도 시장 충격 없었다... '주가 오르고, 환율 내리고'

입력 2023-03-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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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6.01포인트, 코스닥 5.86포인트 올라
원ㆍ달러 환율은 22원 하락
연준 베이비스텝 시, 한은 내달 금리 동결 가능성 커져
향후 변동성은 지켜봐야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가 깨진 유리를 통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가 깨진 유리를 통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결정 후 첫 거래일인 13일 주식과 외환시장 충격은 없었다.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지만 미국 정부의 빠른 조치가 한 목했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면서, 오히려 주가는 오르고 원ㆍ달러 환율은 급락했다. 한국은행도 SVB 파산 여파가 금융권 전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으로 장을 끝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5.86포인트(0.24%) 오른 2400.45로 출발해 오전에 2369.79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오후에 상승세로 전환, 240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0.29포인트(0.04%) 오른 788.89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SVB를 폐쇄했다.

이날 국내 증시 개장 전 미국 정부가 SVB에 맡긴 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큰 여파를 주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통화 긴축의 강도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기대감에 원ㆍ달러 환율도 하루 새 20원 이상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4원 내린 1301.8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7.2원 내린 1317.0원에 개장한 뒤 오후 들어 낙폭이 확대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은행 도산으로 인한 위험선호 심리 위축은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추고 연말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자극해 달러화 지지력을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VB를 파산에 이르게 한 요인은 상당 부분 '금리'다. 높은 금리에 대출이 부담스러운 스타트업이 예금을 빼내 '뱅크런'을 촉발했고, 금리가 오른 만큼 반대로 SVB의 보유 국채 가치(가격)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매각으로 유동성을 메울 수도 없었다.

따라서 연준도 21∼22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미국이 베이비스텝을 밟고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간다면, 한은으로서도 내달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동결한 요인이 충분하다.

다만 SVB 사태로 위험선호 회피 현상이 커지며 외국 투자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원ㆍ달러 환율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날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시장점검 회의를 통해 "현재 SVB, 시그니처은행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다만 이번 사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미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 결과 등에 따라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사태의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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