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 고민…경영진, 줄줄이 회사 떠나

입력 2023-03-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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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1명 임원 회사 이탈...세대교체 부담 커져
새 인물 영입 대신 내부승진·업무 재분배로 해결
관료주의적 분위기·부서 간 반목 등 퇴직 부추겨
주가 하락 등에 보상 적어진 것도 사기 떨어진 요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콘퍼런스에서 연설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새너제이(미국)/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콘퍼런스에서 연설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새너제이(미국)/AP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애플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임원진의 전례 없는 이탈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대교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1명의 고위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 이들 대부분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수석 부사장 직급 바로 아래인 부사장으로 회사의 여러 핵심 기능의 일상적 운영을 담당해왔다. 이들이 담당했던 분야는 산업 디자인에서부터 온라인 스토어, 정보 시스템, 개인정보 보호,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 신흥시장 진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등 다양하다.

2021년 애플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책임자가 포드로 이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은 12개월에 1~2명의 부사장급 임원이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많은 수의 임원진이 자리를 떠나게 됐다.

블룸버그는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든, 은퇴이든, 이직이든 퇴직 사유와 상관없이 애플이 전례 없는 임원진의 이탈에 따른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은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기보다는 대부분 업무를 재분배하거나 내부 승진을 통해 자리를 메우고 있다. 실제로 조달 업무를 맡았던 토니 블레빈스 부사장의 자리는 동료였던 댄 로스케스와 내부 승진한 데이비드 톰이 그의 업무를 나눠 맡는 형태로 정리됐다. 신흥시장 영업 부사장 직책도 새로운 인물이 영입되지 않고 기존에 있던 아쉬스 초우드하리 인도 전무와 주안 캐스텔라노스 유럽 수석 이사가 업무를 새로 배분받았다. 서비스부문을 담당하는 부사장 자리는 애플 뮤직과 서비스 디자인 책임자 등 3명이 맡게 됐다.

내부 승진이나 업무 재분배를 통해 임원의 빈자리를 메우려다 보니 아직 공석인 자리도 있다. 애플은 산업 디자인 부사장이었던 헤반스 행키의 후임자를 아직 찾지 못했고, 개인정보보호를 담당할 임원도 아직 적임자를 구하지 못했다.

문제는 현재 부사장급은 물론 최고경영진 레벨에서도 조만간 은퇴를 앞둔 임원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부사장 직급 아래 이사급 임원들도 회사 이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애플 내 관료주의적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이로 인한 내부 정치와 부서 간 반목이 임원진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구조 자체가 임원진에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 조직은 ‘기능’에 맞춰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아이폰에서부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 에어팟 등 애플 하드웨어 전반을 총괄한다. 이러한 조직 구성은 회사 초창기에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제품 라인업이 늘어나면서 인적·물적 자원이 효과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다.

금전적 이유도 임원진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30% 가까이 하락했다. 부사장의 경우 주식이 전체 연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별개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급여를 전년 대비 40% 자진 삭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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