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코인시장 영향 제한적”…스테이블 코인 논쟁은 촉발

입력 2023-03-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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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발빠른 대처에 시장 회복세
크립토 업계 직접적 영향 크지않아
"USDC 발행" 서클도 문제 없을 것

불안감에 예금주 인출 집중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심화 가능성
신뢰도, 탈중앙회 문제도 수연 위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예금 전액 보증을 발표하면서 출렁였던 가상자산 시장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금융 당국의 발 빠른 대처로 SVB 파산과 스테이블 코인 USDC 디페깅 사태는 진전되는 모습이지만, 가상자산 업계는 향후 시장 방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USDC가 가격을 회복하며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한 시름 놓았다는 반응이다. 코인 시장 바로 미터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 역시 13일 오전 9시부터 2만2000달러를 오가며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재무부의 예금 전액 보호 결정으로 뱅크런에 대한 가능성은 어느 정도 차단됐다”고 보았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국 규제 당국이 이 상황을 관망만 할지, 아니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구제안을 마련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단 13일 미 연준이 SVB 예금에 대해 한도 상관없이 보장하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크립토 업계는 스타트업 업계의 한 부분으로, 금리가 올라가면서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탈(VC)이 어려움을 겪는 일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지 SVB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도 “이번 USDC 디페깅은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라며 “USDC 발행사인 서클의 SVB에 대한 포지션 노출이 33억 달러 수준으로 충분히 방어 가능한 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클은 블랙록, 피델리티 등에서도 투자받은 바 있어 향후 추가 자금 공급도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서클은 지난해 블랙록과 피델리티로부터 4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또 블랙록은 서클과 파트너십으로 서클 보유 현금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다. 블랙록은 세계 1위 자산운용사로 서클의 뒷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크립토 윈터 속에 시장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실버게이트, 시그니처뱅크 등이 파산하면서 향후 유동성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선 센터장은 “앞으로 투자, 대출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이 인출 요구가 집중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잠재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정혜원 쟁글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에 대한 노출이 높았던 은행이 파산하면서 크립토 시장 진출에 보수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라며 “기존 은행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더뎌질수록 자본 규모나 자산 구조가 부실할 가능성이 큰 소규모 은행과 거래를 이어가야 하므로 추가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태로 스테이블코인 자체에 대한 신뢰와 탈중앙화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 달러 등 실물 자산을 준비금으로 마련한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 역시도 안전을 완전히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다.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탈중앙화 정신과도 멀다는 지적이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리스크는 가상자산이 가지고 있는 탈중앙화의 명분하고는 다르게 굉장히 중앙화 되어 있는 접점들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CBDC를 키워나가려는 상황 속에 스테이블 코인은 영역과 역할에서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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