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 끌고 ‘슬램덩크’ 밀고… 일본 애니 돌풍 배경은

입력 2023-03-14 14:35 수정 2023-03-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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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쇼박스)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쇼박스)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봉 두 달을 맞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의 뒤를 받쳐주는 가운데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100만 관객을 넘기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서 전체 성적을 이끌고 있다.

1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 6일 만에 103만 66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첫 주말인 11, 12일 이틀에 무려 57만 명의 관객이 작품을 선택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 이후 하루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은 상황이다.

1월 개봉해 두 달 넘게 극장 상영 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2일 400만 관객 돌파 소식을 알렸다. 기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보유했던 380만 관객 기록을 뛰어넘어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박스오피스 순위도 이번 주 들어 2위로 다시 올라섰다. 지금까지 판매된 영화표 값만 41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이달 초 개봉한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도 4위를 지키며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누적 관객 44만 명을 모으며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팬덤을 꾸준히 불러들이고 있다.

"일본 애니, '극장 갈 이유' 만들어준다"
▲100만 관객 돌파를 알린 '스즈메의 문단속'을 축하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스즈메 역에 목소리 출연한 배우 하라 나노카(왼쪽부터) (쇼박스)
▲100만 관객 돌파를 알린 '스즈메의 문단속'을 축하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스즈메 역에 목소리 출연한 배우 하라 나노카(왼쪽부터) (쇼박스)

전문가들은 현재 상영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이 OTT 관람에 익숙해진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내는 확실한 유인을 지녔다고 말한다. 이동시간, 올라버린 영화표값, 주차비와 팝콘료 등 부수적인 지출을 감당하면서도 ‘극장에서 봐야 할 만한’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한국 사람들이 OTT를 통해서 ‘더 글로리’나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같은 매운맛 콘텐츠를 보면서 화를 낸다면, 극장까지 나올 때는 좀 더 마음을 내어주고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요즘 상영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관객의 발걸음을 끌어내는) ‘플러스 알파’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허 평론가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경우 X세대가 흥행의 문을 열었지만 나중에는 20대 여성이 훨씬 많아졌다”면서 “젊은 여성 관객들이 ‘남성성’이라는 것이 보여줄 수 있는 무해하고 좋은 면에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두고는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아픈 사회적 재난을 다루면서 작품만의 상상력을 통해 위로까지 담았다”면서 “한국영화든 할리우드영화든 최근 관객에게 이 정도의 위안을 준 경우가 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이학후 영화평론가는 ”팬데믹 기간 OTT를 통해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손쉽게 접한 관객들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졌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다. 과거와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관객층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NEW)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NEW)

영상 콘텐츠간 경쟁이 전반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 영화평론가는 “즐길거리가 다양해진 시대에 사람들은 시간의 효용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 ‘더 글로리’를 밤새 본 직장인이 다음 날 영화 보러 극장에 갈 순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이 흥행에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400만 관객을 돌파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IMAX버전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특수관을 통해 N차 관람객을 추가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배급한 NEW 류상헌 배급팀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광범위한 타겟을 둔 보편적인 영화가 잘 된다고 생각했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특정 타겟을 열광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한국 영화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진선규 주연의 스포츠 드라마 ‘카운트’, 이달 1일 개봉한 조진웅·이성민 주연의 범죄물 ‘대외비’의 흥행 성적이 37만 명, 68만 명으로 시원치 않은 까닭이다.

여기에 민용근 감독의 청춘드라마 ‘소울메이트’(15일), 개그맨 박성광의 감독 데뷔작 ‘웅남이’(22일)가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은 향후 2주간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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