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고점 다 왔나…강남 전세 하락 '멈추고' 매매·전세 거래량 동반 ‘반등’

입력 2023-03-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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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반등 신호가 선명해지고 있다. 매매량은 16개월 만에 2000건을 돌파했고, 전세 거래량 역시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외 시장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집값 급락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이어지고, 전세도 단기간 수요가 급감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본지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2073건으로 지난해 10월 2198건을 기록한 이후 1년 4개월 만에 2000건을 넘어섰다. 전세 거래량도 치솟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440건으로 지난해 7월(1만1699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실거래량 집계 기간은 이달 말까지이므로 지난해 2월(1만3038건) 수준의 전세 거래량을 회복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으로 매매·전세 거래 전망도 밝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6일 66에서 이달 6일 67.4로 반등했다. 전세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60.5에서 64까지 급등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가 속한 서울 동남권 지수는 63.5에서 66.4까지 상승했다. 매매·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수요자가 더 많음을, 100 이하면 공급자가 더 많음을 뜻한다.

특히 강남지역은 최근 전세 하락에 대규모 입주장까지 겹쳐 전셋값 내림세가 유독 심했지만,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B부동산 집계 기준 지난달 강남지역(11개 구)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49.2%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6월 이후 11년 만에 50%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올해 대규모 입주가 마무리되면 이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매매와 전세 시장이 동시에 기지개를 켠 것은 금리 상승이 정점에 달했다는 시장 내 인식과 함께 부동산 시장 저점론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으로 동결했다. 또 시중은행은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가계대출금리 인하를 10일부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 기준금리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은 애초 추가 금리 상승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하면서 금리 상승에 급제동이 걸렸다.

일부 단지에선 전세 실거래가 반등도 포착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형은 지난 13일 15억750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이는 직전 거래가격인 15억 원보다 75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서초구 방배동 신호그린빌 전용 84㎡형 역시 직전 거래가보다 7300만 원 오른 6억 원에 새 전세 계약을 맺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난해에는 금리가 급격히 오르니 월세가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전세보다 더 유리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대출 금리 상단이 확정됐고, 실수요자들이 월세와 전세대출 이자를 비교해보니 부담이 엇비슷해지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로 몰리는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전셋값 하락으로 기존 대비 진입 문턱이 낮아진 서울 내 핵심지도 많고, 이사철인 만큼 서울 내 전셋값 회복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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