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금품수수 의혹’ 변호인 선임에 문제…공수처 압수물 분석 ‘빨간불’

입력 2023-03-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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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수처 제공)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수처 제공)

경찰 간부의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들어갔지만 피고인들의 변호인 선임에 문제가 생겨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을 소환조사하는 동시에 앞서 진행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공수처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선임계 없이 대우산업개발 법인과 회장을 동시에 변호한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대한변호사협회에 요청했다. A 법무법인 변호사들은 대우산업개발 법인에 자문을 하는데 동시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임직원들에 대한 선임계를 제출한 상태다.

이 변호사들은 앞서 지난달 21일과 22일 진행된 공수처의 압수수색 과정에 참관했지만 선임계는 제출하지 않았다. 대우산업개발 법인을 자문하는 동시에 임직원들을 변호하면 이해충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것도 변호사법 29조2(변호인 선임서 등의 미제출 변호 금지)에 위반될 수 있다.

이처럼 변호사 선임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공수처의 수사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압수물을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이후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할 때 변호인들이 참관해야 하지만 대우산업개발은 아직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서다.

수사에 속도를 내려면 포렌식 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상황 때문에 수사에 지장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변호인의 이해충돌로 문제가 생겨 현재 계속 협의 중인 상황”이라며 “포렌식 작업의 진도가 원활하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피의자는 이상영 회장과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 중간에서 금품을 전달한 인물 등이다. 혐의는 뇌물보다 알선수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강원경찰청에서 근무하던 김 경무관에게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진행 중인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3억 원을 건네기로 약속하고 1억2000만 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김 경무관이 금융범죄수사대 관계자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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