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쿠팡처럼?” 패션플랫폼, ‘빠른배송’에서 답을 찾다

입력 2023-03-15 16:00 수정 2023-03-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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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로지스틱스 여주 3센터 도입된 합포장 특화 물류로봇 (사진제공=무신사)
▲무신사 로지스틱스 여주 3센터 도입된 합포장 특화 물류로봇 (사진제공=무신사)

요즘 젊은 층에서 누가 2~3일 걸려서 옷을 배송받나요? 쿠팡처럼 빠른 배송이 아니면 답이 없습니다.(A 패션업체 관계자)

경기가 어려울때 과감하게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야 경쟁자보다 치고 나갈 수 있죠.(B패션플랫폼 관계자)

치열해진 온라인 패션시장에서 패션플랫폼들이 스타트업에서 유통공룡으로 발돋음한 ‘쿠팡’에서 답을 찾고 있다. 비슷한 제품을 싸게 파는 이른바 ‘저가경쟁’으로는 치열해진 패션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너도나도 ‘빠른배송’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엔데믹을 맞아 패션 상품 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들어 풀민먼트 강화나 배송서비스 확대 등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패션 부문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49조8158억 원으로 50조 원에 육박한다. 2018년 37조6485억 원보다 12조 원(32.3%) 넘게 증가했다. 온라인 패션 시장이 커지면서 오픈마켓과 패션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기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브랜드나 판매자를 입점시키는 한편, 동대문 의류 등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한정판 컬래버레이션을 내고 알고리즘으로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전하는 등 차별화도 꾀한다.

하지만 문제는 비슷한 상품을 파는 만큼 마케팅의 초점이 저가 경쟁에만 맞춰있다는 점이다 . 저가 경쟁은 해당 상품만 구매하고 후속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체리피커(혜택만 누리는 얌체 소비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차별화가 절실한 패션플랫폼들은 빠른 배송으로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쿠팡을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스타트업체로 분류되던 쿠팡은 빠른 배송을 장착하고 신세계와 롯데 등 기존 강자를 위협하며 대세 유통업체도 떠올랐다.

패션플랫폼 업체들은 풀필먼트 구축과 빠른 배송 서비스를 위해 택배 및 퀵배달 서비스업체와 손을 잡으면서 배송 경쟁에 공 들이고 있다. 풀필먼트는 보관, 포장, 배송, 재고 관리를 비롯해 환불과 교환 등을 당담하는 서비스로 물류 효율화와 빠른 배송에 장점이 있다.

무신사의 물류 전문 자회사인 무신사 로지스틱스는 이달 내로 경기도 여주에 신규 물류센터를 완공해 입점 브랜드에 대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무신사 로지스틱스는 자체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해 하루 약 700개 브랜드를 취급하며 최대 10만 건의 출고량을 처리한다. 무신사에서 취급하는 브랜드 수는 7000개로 전체의 10%가 자체 주문 관리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류센터 임차기간이 오는 2025년 끝나는 만큼 새로운 센터 확보가 절실하다. 여주 3센터는 약 7만6033㎡(2만3000평) 규모로 의류와 신발 등 패션 상품에 특화된 물류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여주 3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풀필먼트는 패션 브랜드가 제품 생산과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이 상품 입출고부터 검수와 배송 후 반품 관리 등 브랜드 물류 운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도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배송’에 힘을 주고 있다. 직진배송은 주문 당일 또는 다음날 새벽 도착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로 2021년 6월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당일·새벽 도착 주문 마감 시간을 최대 4시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거주 고객은 낮 2시 전까지 주문 시 당일 자정 전에, 밤 10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7시 전에 상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당일 및 새벽 도착 가능 지역도 넓혔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만 서비스 중인데, 다음달부터 부천시, 구리, 의정부, 성남, 하남, 광명, 남양주, 고양 등 경기도 주요 도시로 확대된다. 이를 위해 지그재그는 기존 CJ대한통운과 딜리버스 에 이어 이번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오늘의 픽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배송업체 다변화도 꾀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월간 이용자수 70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션 쇼핑앱 1위에 오른 에이블리도 ‘빠른 배송’에서 답을 찾고 있다. 2021년 7월 론칭한 에이블리의 빠른 배송 서비스 ‘샥출발’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0% 성장했다. 또한 샥출발 주문자 수도 3배 가량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블리는 최근 주문이 크게 늘자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등 센터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다른 패션 플랫폼보다 앞서 8년 전부터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했다”면서 “축적된 데이터로 판매 수요를 예측하며 재고관리 효율화에 성공했고, 물류 동선도 최적화하며 배송 준비 과정 및 운영 전반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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