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책임을 임직원에 과태료?…금융위, 제도 손 본다

입력 2023-03-16 12:00 수정 2023-03-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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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법률상 의무 준수 주체가 금융회사인 경우에도 금융회사가 아닌 임직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를 금융사에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일원화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민간전문가, 금융권과 '금융권 과태료 제도개선 전문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과태료는 행정의무 위반에 대해 행정청이 부과하는 금전 제재다. 벌금, 과징금 등 법규 위반에 대한 금전 제재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법적 성격, 부과 목적, 부과 대상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금융분야의 경우 타 분야보다 감독행정에서 과태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과태료 부과 금액도 금융법 상한이 1억 원으로, 개인정보보호법(5000만 원), 건축물관리법(2000만 원)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다.

그동안 금융위 안건검토소위 논의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과태료 부과의 적정성, 예측가능성 등에 대한 지적이 다수 지적됐다. 특히 현행 금융업법(은행법·금융실명법 등)에서 행정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대상자로 금융사나 임직원이 규정됐다. 문제는 법률상 의무 준수 주체가 금융사인 경우에도 임직원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있었다. 이에 금융위는 행정의무의 실효성 확보라는 과태료 본래 취지에 맞게 과태료 부과 대상자를 '의무수범자'로 일괄 정비하기로 했다.

과태료 근거 규정도 포괄규정에서 행위별 근거규정으로 구체화한다. 일부 법령은 과태료 부과와 관련해 구체적 행위, 근거조문 등 없이 포괄규정으로 과태료를 규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법이나 지주법에 따른 서류의 비치, 제출, 보고, 공고 또는 공시를 게을리한 경우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구체적 근거조문이 적시되는 않은 예가 있다. 이에 과태료 포괄규정을 삭제하고, 의무별·행위별로 과태료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법률상 과태료 한도와 시행령상 기준금액의 폭이 커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부 시행령에서 법률상 과태료 상한 대비 지나치게 낮은 기준금액을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어, 불합치되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여전법상 신용카드회사가 모집자격이 없는 자에게 카드 모집을 하게 한 경우 법률상 과태료는 5000만 원 이하, 시행령상 과태료는 250만 원이다. 법률의 5%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이를 법률과 시행령 간 과태료 매칭을 통해 최소 30% 이상이 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기존 법령 개정뿐 아니라 신규 과태료 규정 신설 시에도 동일 기준에 따라 기준금액이 설정된다.

이 밖에도 △과태료 건별부과 원칙 및 예외규정 적용에 관한 기준 구체화(위반행위 건수 산정 시 일관된 기준이 적용되도록 과거 사례 분석 등을 통한 위반행위별 기준·사례 제시) △단순·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한 개선기회 부여(단순·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개선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 검토) △과태료-과징금 간 규율체계 정비에 나선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6개 세부과제 외에도 금융권 협회를 중심으로 제도개선 필요사항을 발굴해 과태료 제도개선 실무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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