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하락세 이어지자 건설업계 신사업 확대 '속도'

입력 2023-03-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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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재생에너지 사업 확장…DL이앤씨는 블루수소 상용화 박차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사업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사업 조감도(사진=현대건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이 신사업 확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 중개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PPA)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현대건설은 태양광 발전과 해상풍력발전사업 등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산 태양광 발전소 사업개발부터 EPC(설계·구매·시공), 유지·관리업무를 맡았고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중견건설사인 계룡건설은 △데이터센터 구축·판매·운영·임대 및 기타 관련 사업 △벤처사업 발굴·운영·투자·육성 및 기타 관련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고, 한신공영은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새롭게 넣을 방침이다. 금호건설은 IT 관련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서고 KCC건설은 건설엔지니어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이외에도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DL이앤씨가 설립한 카본코는 최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금양그린파워와 차세대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1MWth급 차세대 블루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해 2026년부터 실증 사업을 본격화하고 가스터빈 혼소발전 등 다양한 사업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인 테스,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와 손잡고 유럽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들은 전기차 폐배터리와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희소금속으로 다시 배터리를 제조하는 완결적 순환체계(Closed Loop)를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차세대 이동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건설사들이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관계가 깊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로 전월보다 10.6% 늘었다. 작년 1월 2만1000여가구였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7월 3만 가구가 넘었고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도 신사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국내 건설사들은 매출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 건설사 매출은 60~70%가량이 주택 사업에서 발생하고 비중이 낮은 곳도 절반 정도는 주택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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