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GM대우 경영진이 산업은행에 1조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닉 라일리(Reilly) 아태본부 사장과 마이클 그리말디(Grimaldi) GM대우 사장, 마크 제임스(James) GM대우 재무담당 부사장 등 GM대우 경영진은 23일 오후 2시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과 한대우 기업금융본부장과 만나 GM대우의 경영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자금지원의 필요성을 적극 개진했다.
GM대우측은 산업은행과의 이번 면담이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미국 GM 본사의 자구책과 지원이 선행돼야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산은은 "GM 본사의 회생계획에 GM대우차의 핵심적 역할 및 장기발전에 대한 GM의 보장 및 대주주로서의 지원 등이 반영될 경우 GM대우차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유동성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GM대우의 자생적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 GM 본사와 협의해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요구했다.
산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GM의 우선 지원을 포함한 자체적인 자구책이 없을 경우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한편 지식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지역상생 보증펀드' 협약식을 맺고, GM대우와 쌍용차의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와 인천시, 기업은행·농협·신한은행 등이 총 200억원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고, 신보와 기보가 24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해줄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GM대우에 대한 지원과는 별개로 협력업체의 자금난에 대해서는 지원을 지속해 나간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