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웃던 일학개미…SVB·CS발 엔화 강세에 긴장

입력 2023-03-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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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평균 2.23%↑
닛케이225 지수 SVB파산 이후 4.5% 하락
우에다 BOJ 신임총재 YCC 정책 변화 가능성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BOJ) 심의위원이 지난해 5월 25일(현지시간) 일본은행 본청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BOJ) 심의위원이 지난해 5월 25일(현지시간) 일본은행 본청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은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에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엔저 효과를 누리며 증시 선방에 웃었지만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에 더해 대외 엔화 강세 요인이 발생하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올해 들어 일본 증시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23%로 집계됐다. 10개 종목 중 절반은 상승, 절반은 하락했다.

순매수 1위 종목인 소니(SONY GROUP CORP·1만2982달러)는 올해 들어 15.9% 상승했다. 반면 2차 전지 관련 플라스틱 필름 및 시트 제조 및 판매 업체 더블유스코프(W-SCOPE CORP)와 닌텐도(NINTENDO CO LTD)는 각각 -4.7%, -7.0%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들어 4.74% 상승 중이나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진 지난 10일 이후로는 4.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

지난해 일본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엔저’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증시의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음달에 우에다 일본 은행 신임 총재가 부임하면서 일본의 통화정책이 조정될 거란 전망이 엔화 강세압력의 첫번째 요인으로 지목된다. 엔저를 초래했던 수익률 통제 곡선(YCC·Yield Curve Control) 정책을 수정하거나 폐기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YCC는 일정 수준의 장기 국채 수익률 변동폭을 넘으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량 매입해 국채 수익률을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말한다. 지난 15일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YCC 추가 수정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경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일본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글로벌 금리 상승 등으로 일본은행의 정책 부담이 커졌다”며 “시장에서는 6월 통화정책 조정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YCC 하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을 확대하거나 목표 금리를 변경한 후 단계적으로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에다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보면 아베노믹스와 일본은행의 초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데 실패했다며 다소 비판적”이라며 “관건은 적정 매크로 환경의 조성 여부”라고 전했다.

(출처=국제금융센터)
(출처=국제금융센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선회할 경우 엔화 가치가 현재 대비 6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치뱅크(도이체방크·Deutsche Bank AG)는 일본은행이 '제로 금리' 정책에서 빠져나와 수익률 곡선 제어 같은 비정상적 조치를 정상화할 경우 엔화가치가 균형 공정가치에 수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달러당 136엔 수준에서 85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SVB·CS 사태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SVB 파산 사태가 여타 중소은행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이어 CS사태도 안전자산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선경 연구원은 “SVB사태 여파, 연준 정책 향방 등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금리 변동성에 기반한 환율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다수의 투자은행(IB)들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전망에 기반해 엔화 강세를 예상하며 엔화 향방이 미국의 상황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국제금융센터)
(출처=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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