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근로시간 유연화, 임금·휴가 담보”…사업주 규제 넣나

입력 2023-03-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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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최근 논란으로 사실상 원점 재검토되는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임금과 휴가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킬 담보를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도운 용산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금 및 휴가 등 보상체계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변경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4월 17일까지 입법예고 한 뒤 6월에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주 52시간으로 제한돼있는 근로시간이 최대 69시간까지 늘어나는 내용인데, 오래 근무하되 장기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법정휴가도 제대로 못 쓰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근로시간만 늘어나는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윤 대통령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0시간 아래로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만 정부·여당은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근로자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넓히는 취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언급한 ‘장기휴가’ 등 보상체계의 신뢰를 높여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이런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이에 주목되는 건 정부가 제시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의 실효성 제고다. 근로자의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지는 담겨있지만 사업주 규제는 빠져있다는 점에서다. 사업주가 연장근로 보상을 휴가로 주겠다고 한 뒤 회사 사정을 내세워 휴가 사용을 막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규제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서다.

이 같은 흐름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올해를 포괄임금제 오남용 근절을 비롯해 ‘공짜 야근’을 막는 대책을 마련하는 원년이라 밝혔다. 익명 신고센터를 신설하고 포괄임금 오남용 등 불법 의심을 받으면 하반기에 기획감독을 받는다. 또 현행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위반 등 장시간 노동에 대한 정기 근로감독을 강화하면서 근로감독 면제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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